[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다주택자 대출 규제 예고가 이어지면서 은행권과 차주들의 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발언을 통해 규제 방향은 제시되고 있지만 세부 기준과 시행 시점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곧 발표할 예정입니다. 다만 대출 만기 연장 제한 여부와 적용 대상, 유예 조건 등 핵심 내용은 여전히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가계부채 대책은 당초 지난달 말 발표가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일정이 한 차례 미뤄지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태입니다. 금융당국은 이달 말 발표를 목표로 재조율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영업부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장 혼선도 커지고 있습니다. 은행 영업점에는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대출 연장 가능 여부와 적용 시점 등을 묻는 문의가 급증하고 있지만 명확한 지침이 없어 일관된 안내가 어려운 상태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만으로도 고객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세부 기준이 없어 가능 여부를 단정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워 현장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책 방향이 계속 확장되다 보니 내부적으로도 여러 시나리오를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며 "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영업점 차원의 선제 대응이 쉽지 않아 실제 적용 직전에야 준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이 은행 영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이번 혼선의 파급력도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는 대출 규모와 거래 빈도가 높은 주요 고객군으로 꼽히는데 이들에 대한 규제 방향이 불명확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영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통상 대출 규제가 확정되면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은행연합회와 각 은행 본점이 세부 업무 매뉴얼을 마련한 뒤 이를 영업점에 전달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그러나 이번처럼 정책 발표가 늦어지고 내용이 유동적인 경우 사전 대응 자체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혼란은 과거에도 반복된 바 있습니다. 2024년 대출 규제 강화 당시에도 발표 전후로 적용 기준이 수차례 바뀌면서 은행 창구에 문의가 몰리고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하려는 차주들이 여러 은행을 찾는 등 현장 혼선이 이어진 바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역시 유사한 흐름이 재현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차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는데요. 특히 다주택자의 경우 대출 연장 여부에 따라 자산 처분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정책 확정 이전부터 대응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적용 기준이 불명확해 선제적인 판단조차 쉽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통령 발언으로 규제 방향이 먼저 시장에 반영되면서 체감상 규제가 이미 시작된 것처럼 느껴진다"며 "실제 기준은 나오지 않아 은행과 차주 모두 불확실성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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