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대다수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확장적 재정 정책으로 2% 성장 달성을 내다보던 한국 경제가 '중동 전쟁'이라는 대외 변수로 성장 하방 압력이 커졌다는 판단입니다. 더불어 국제유가 상승 영향 등으로 물가 상방 압력도 커지면서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대 중후반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물가 상방 압력과 성장 하방 압력이 동시에 커지면서 한국 경제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한층 짙어졌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ADB, 상향해도 여전히 1%대…한은도 "올해 2% 하회할 것"
10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발표한 '2026년 아시아 경제전망(ADO)'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9%로 제시됐습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전망치 1.7%보다 0.2%포인트 상향된 수치이지만, 여전히 1%대 수준입니다. 내년 성장률도 1.9%로 전망되면서 1%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ADB는 성장률 상향 배경으로 반도체 산업 호조에 따른 수출 증가를 꼽았습니다. 여기에 금리 인하 지연 속에서도 소비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반도체·국방·바이오 등 전략 산업에 대한 정부 지출 확대 기대가 반영됐습니다. 그럼에도 대외 불확실성을 여전히 변수로 지목했습니다. ADB는 중동 갈등과 미국의 관세 정책, 인공지능(AI) 수요 변동성, 반도체 업황 사이클 변화 등이 하방 리스크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올해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주요 기관들의 시각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올 초까지 2% 달성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던 기관들의 시각은 중동 전쟁 여파로 1%대로 내려앉았습니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나 끌어내렸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치도 각각 1.9%입니다. 지난 3일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도 '2026년 지역경제전망(AREO)'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성장률을 1.9%로 제시했습니다.
현재 정부와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0%입니다. 그러나 한은 역시 2%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성장률 하향 조정을 시사했습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앞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와 추가경정예산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2.0%)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커진 물가 경고음…'에너지 쇼크'에 3% 전망도
한국 경제 성장 경로에 먹구름이 짙어진 가운데, 물가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국내외 주요 기관과 투자은행(IB)들은 중동 전쟁 여파로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나섰습니다. 대다수 기관들은 국제유가 상승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물가상승률을 2% 중후반 수준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실제 ADB도 이날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3%로 전망하며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 높였습니다. OECD는 기존 1.8%에서 2.7%로 무려 0.9%포인트나 상향 조정했고, AMRO 역시 기존 1.9%에서 0.4%포인트 올려잡은 2.3%로 내다봤습니다.
골드만삭스도 '한국의 유가 충격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3분기 평균 2.6% 수준으로 높여 잡았고, 유가가 추가로 상승하고 원화 가치가 5% 넘게 떨어지면 물가상승률이 3%를 넘을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평균은 지난 2월 말 2.0%에서 3월 말 2.4%로 한 달 새 0.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한은 역시 향후 물가 경로를 우려했습니다. 금통위는 이날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상방 압력이 크게 확대되겠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이 이를 일부 완화하면서 2%대 중후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치(2.2%)를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근원물가(식품·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당초 전망(2.1%)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이 장기화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확산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질 경우에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중동 전쟁 여파로 물가 상방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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