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라운지부터 ‘엔진 수술실’까지…대한항공, ‘비상’ 준비 끝
15일 ‘신규 프레스티지 서편’ 미디어 공개
외국인 하얏트 셰프가 둘둘 만 ’야채 김밥’
2026-04-16 14:47:44 2026-04-16 16:25:10
[인천=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초여름 날씨를 보인 15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한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발언 이후 중동 긴장이 최고조에 치달으면서 여행 수요가 위축된 영향입니다. 다만 대한항공(003490)이 개장(16일)을 하루 앞두고 미디어에 먼저 공개한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는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했습니다.
 
김밥과 비빔밥 등 한식 중심으로 이뤄진 테이블. (사진=뉴스토마토)
 
보안 수속을 마치고 248번 게이트 맞은편 4층에 위치한 라운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왼편의 바(Bar)였습니다. 생맥주와 와인, 칵테일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바텐더가 직접 제조하는 칵테일만 10종에 달합니다. 중앙에는 김밥 2종류(야채·어묵)와 샐러드 3종, 비빔밥, 잔치국수, 파스타, 조각피자 등 한식과 양식을 아우르는 뷔페가 마련됐습니다. 외국인 남성 하얏트 셰프가 직접 말아낸 야채·어묵 김밥을 맛보니 김밥도 이처럼 고급스런 맛으로 진화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16일 신규 오픈한 프레스티지 서편 라운지 입구 왼편에는 다양한 종류의 주류로 이뤄진 바(Bar)가 마련되어 있으며, 바텐더가 직접 10종의 칵테일을 제조해 준다. (사진=뉴스토마토)
 
16일 공식 개장한 라운지의 좌석 수는 기존 대비 두 배인 420석으로, 대한항공이 인천공항에서 운영하는 7개 라운지 가운데 최대 규모입니다. 다만 ‘국내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에 비해 음식 가짓수는 많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 제한을 고려한 듯 대부분 좌석에 충전 포트가 배치돼 있었고 세라젬이 설치된 수면실(최대 1시간 이용) 등 체류 편의성도 눈에 띄었습니다.
 
뜯고 재조립하는 ‘엔진 수술실’
 
라운지를 나와 찾은 곳은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의 제2 엔진 테스트 셀(ETC·Engine Test Cell)이었습니다. 2만여개의 엔진 부품을 분해한 뒤 재조립해 항공기에 장착되기 전 성능 테스트가 이뤄지는 이른바 엔진 ‘수술실’입니다. 이곳에선 조종사가 당긴 레버 출력에 대해 엔진이 어느 압력까지 견디는지 등을 검증하는 시험이 진행됩니다. 현장에는 대한항공이 수리에 들어갈 헝가리 항공사 위즈에어의 A320네오 엔진, 프랫앤드휘트니(PW)1100G 엔진이 놓여 있었습니다.
 
15일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에 위치한 제2엔진 테스트 셀(ETC)에 대한항공이 정비를 맡은 헝가리의 저비용항공사 위즈에어 엔진 PW1100G이 놓여 있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다만 수술할 환자에 비해 의약품은 부족한 상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부품 수급이 지연되면서 엔진 한 기를 분해해 다시 조립하는 데 통상 90일이 걸리던 기간이 180일로 늘어났습니다. 김광은 엔진공장장 상무는 “공급망 불안 지속으로 특히 A320네오에 탑재되는 엔진은 부품 부족으로 약 30%가 정비 지연을 겪고 있다”고 했습니다.
 
ETC 옆에는 축구장 20개 규모의 신(新) 엔진 정비 공장의 증축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오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곳은 엔진 분해·수리·재조립(MRO)부터 최종 성능시험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통합 거점이 될 전망입니다.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항공기 엔진을 분해·조립하는 ‘오버홀’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항공사입니다.
 
제2 ETC 바로 옆 공사가 진행 중인 대한항공의 신규 엔진 클러스터 현장. 2027년 가동이 예정된 이곳은 연간 500대 엔진의 정비가 가능해진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현재 연간 100대 수준인 엔진 정비 능력을 클러스터 구축 이후 500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외부 수주 비중도 기존 20%에서 6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김 상무는 “연간 1조3000억원 규모 MRO 매출은 클러스터 구축 이후 2030년경 5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이미 ‘통합 너머’를 준비하다
 
이어 방문한 운항훈련센터에서는 조종사들이 실제와 동일한 환경에서 비상 상황을 훈련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훈련 장비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파트 3층 높이에 설치된 철제 발판을 넘어가야 했습니다. 폭 50cm 남짓의 철제 발판 위를 걷는 순간 아래가 그대로 내려다보이며 아찔함이 밀려왔습니다. 그 끝에 들어선 공간은 A220 기종의 조종실을 그대로 구현한 모의비행훈련장치(FFS·Full Flight Simulator) 내부였습니다. 실제 조종실과 똑같이 구현된 환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대한항공 운항훈련센터에 마련된 모의비행장치 A220. 모의비행장치는 실제 항공기의 조종실과 똑같은 공간으로 구성되며, 대한항공 조종사들은 이곳에서 6개월에 한 번씩 모의훈련을 통해 운항 자격을 유지한다. 보안상 내부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대한항공은 A220을 비롯해 B787, A380 등 총 12대의 FFS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당 220억~310억원에 달해 전체 투자 비용만 3700억원에 이릅니다. 조종사들은 자신들이 모는 항공기 장비에서 6개월마다 평가를 받아 면허를 유지합니다. 김강현 운항훈련원장은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이 안전 운항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A320·350·B777 등 총 3대의 FFS를 갖추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이들을 2030년 완공 예정인 부천 운항훈련센터로 순차 이전할 예정입니다.
 
라운지와 정비, 훈련시설을 잇달아 둘러보니 대한항공이 통합 이후를 향해 이미 다음 단계를 밟고 있다는 인상이 짙었습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통합 이후를 대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안전과 서비스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통합 대한항공은 오는 12월17일 공식 출범합니다. 
 
인천=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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