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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윤상록 기자] 보안 플랫폼 전문 기업
아이티센피엔에스(232830)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반도체 설계 기업 코아솔에 8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영업 적자와 부채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말 자기자본의 30%가 넘는 액수를 쏟아붓는 셈이다. 특히 이번 거래는 코아솔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신주 인수가 아니라 기존 임직원 지분을 현금으로 사들이는 구주 매입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반도체 보안 사업 확대'라는 설명만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아이티센피엔에스)
완전자본잠식 상태 코아솔에 80억 투자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티센피엔에스는 지난 15일 코아솔 지분 21.0%(42만2794주)를 79억9630만원에 현금 취득 결정했다. 자기자본(260억원)의 30.8% 수준이다. 지분 취득 예정일은 오는 30일이다. 회사 밝힌 투자 목적은 반도체 보안 분야 사업 확대다. 이번 거래 매도인은 김필종 대표이사를 포함한 코아솔 임직원 7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코아솔 최대주주(비전-옐로씨 AI에코 벤처투자조합, 지분율 35%)는 이번 거래 매도인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분 취득 후 아이티센피엔에스는 코아솔 2대주주로 오르게 된다.
이번 지분 취득은 코아솔이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주주 지분을 현금 매입하는 형태다. 공시상 상대방은 김필종, 손선익, 안기용, 신용섭, 배성호, 박상규 등 발행회사 임직원들이다. 투자 목적은 반도체 보안 분야 사업 확대지만, 실제 자금은 코아솔 법인으로 들어가지 않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자본잠식 기업 투자는 운영자금 확충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등을 이용한다.
코아솔의 재무 상태도 투자 결정에 의문을 갖게 한다. 코아솔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 131억원, 부채총계 383억원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51억원에 달하는 완전자본잠식 법인이다. 2024년 말 자본총계는 130억원이었으나 1년 만에 -251억원으로 악화됐다. 지난해 순이익이 10억원 흑자였음에도 자본이 이처럼 급감한 이유에 대한 설명은 공시에 없다.
업계에선 아이티센피엔에스가 코아솔 지분 투자를 마무리할 경우 부채 상환이나 운영 자금을 위해 추가적 재무 지원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 기업이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려면 유상증자나 차입금 상환 지원 등 해결책이 필요해서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IB업계에서 자본잠식 법인에 투자하는 딜이 흔치는 않다"라며 "투자대상 법인의 기업가치는 회계법인 등의 주관 하에 주가매출액비율(PSR)·EV/EBITDA(기업가치/이자·세금·감가상각비차감전영업이익)·유형자산 지표 등을 고려해서 산정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회사가 자본잠식 법인에 투자할 경우 향후 운영자금 확충 등 목적으로 피투자회사에 자금 지원을 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재무 여력 비해 과도한 투자 '부담'
아이티센피엔에스의 재무 여력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58.1% 증가한 2695억원이다. 2025년 영업손실 3억원, 순손실 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영업손실 16억원, 순손실 25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 급증은 고무적이지만 수익성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매출 증가 과정에서 지난해 매출원가(2498억원)는 전년 대비 153.6% 상승했다. 지난해 판매비와관리비도 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2% 증가했다. 적자가 누적된 끝에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은 102억원까지 쌓였다. 자체 수익성이 불안한 상황에서 아이티센피엔에스이 자기자본의 30%가 넘는 금액을 지분 인수에 투입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회사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681.4%로 전년(1214.3%) 대비 개선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부채 관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214억원)의 37.4%를 투자할 경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 업계는 아이티센피엔에스가 부채비율 600%대인 상황에서 자본잠식 기업에 투자를 결정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아이티센피엔에스가 ▲코아솔 투자를 통한 수익성 확대 계획 ▲코아솔 기업가치 산정 근거 ▲코아솔 재무 개선 계획 등을 명확히 제시해야 투자 설득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가치 평가도 의문이다.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역산하면 아이티센피엔에스가 코아솔에 부여한 전체 지분가치는 381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완전자본잠식 기업을 평가하는 근거는 공시에 제시되지 않았다. 코아솔 IP의 기술가치가 실재하더라도, 부채 383억원의 상환 부담이 해소되지 않았다. 게다가 지분율도 20.97%로 경영권 프리미엄이나 청산가치도 기대하기 어려워 기존 주주들에게 이익이 될지는 의문이다.
아이티센피엔에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코아솔 투자·반도체 사업 추진 관련 답변은 하기 어렵다"라며 "현재로서는 아이티센피엔에스 본업인 보안 사업에 집중한다는 것으로 이해해달라"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높게 나타난 이유는 연결 회사의 차입금이 지배기업 재무제표에 인식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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