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성장에도 '유가·환율·물가' 살얼음판…신현송호 '금리 시험대'
반도체 호황에 성장률↑…중동발 3중고에 통화정책 딜레마
성장·물가 충돌 본격화…첫 금통위서 정책 방향 가르마
2026-04-26 17:40:00 2026-04-26 18:41:09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치를 상회하며 금리 인상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반면 '유가·환율·물가' 3중고가 이어지며 통화정책의 딜레마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취임 이후 통화정책의 영향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 오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가 향후 정책 방향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반도체발 성장 견조…금리 인상론 부상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1.7% 증가했습니다. 이는 당초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 2국장은 지난 23일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1분기 성장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민간소비가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고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 투자가 성장을 견인했다"며 "반도체가 성장에 기여한 수치는 제조업 기준 약 55%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중동 리스크 대응을 위한 정부 정책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됩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에서 석유 최고가격제가 3월 물가를 최대 0.8%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3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7차 회의'에서 "(1분기 GDP 깜짝 성장은)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자본시장 활성화, 소비 지원 대책 등 정책 효과도 크게 기여했다"며 "중동 전쟁에 신속히 대응한 것도 일조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며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씨티는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9%로 올리고 올해와 내년 각각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습니다. JP모건은 2.2%에서 3.0%로 상향 조정하며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했고, 골드만삭스도 1.9%에서 2.5%로 전망치를 높였습니다.
 
해외 IB들이 이같이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배경은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2~4분기 GDP 성장률이 0% 안팎으로 둔화하더라도 2%대 중반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JP모건은 "기술 사이클 회복이 기업 이익과 투자 확대를 동시에 견인하고 있다"며 향후 국내 경제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3중고 여전…금리 동결 압력 병존
 
다만 일부 해외 IB는 중동발 불확실성을 반영해 보다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바클레이즈는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4%로 올리면서도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습니다. 노무라 역시 전망치를 2.3%에서 2.4%로 소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동시에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 금리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하며 당분간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물가 상방 압력과 성장 하방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압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종전 논의가 이어졌음에도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은 1476.80원에 마감하며 1400원 후반대를 유지했습니다. 같은 날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6월물이 배럴당 105.33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이 배럴당 94.40달러에 각각 장을 마감했습니다.
 
정부 정책 효과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국제 유가가 안정되지 않는 한 고유가·고환율·고물가의 '3중고'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와 수입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소비자 물가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결국 국제유가 자체 떨어져야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월 금통위…신현송호 첫 시험대
 
이처럼 성장세에 따른 금리 인상 요인과 3중고에 따른 동결 압력이 맞서는 가운데, 신 총재가 취임 후 처음 주재하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신 총재는 취임식에서 금융안정과 변화하는 대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 구조개혁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통화정책이 단순한 금리 조정을 넘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구조개혁과 연계한 정책 운용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번 금통위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진 상황입니다.
 
신 총재는 지난 21일 취임식에서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 과제에 대해서도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 구조적 요인이 통화정책과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통화정책 운영의 중요한 일부"라며 "한국은행이 이러한 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정책 제언을 지속함으로써, 우리 경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기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정부 정책 효과와 중동발 리스크가 동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4월 경제 지표가 공개되는 가운데, 5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국장은 "중동 전쟁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이 부정적 영향과 반도체 호조 영향, 정부 정책 효과가 2분기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부정적 효과와 긍정적 효과가 우리나라 경제에 어떻게 작용할지, 누가 클 것인지는 2분기 연간 성장률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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