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 K-2금융)②"IFC 추진"...K-금융 낙수효과
2026-05-20 06:00:00 2026-05-20 06:00:00
(호찌민=신수정 기자) 베트남은 또 럼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이 이끄는 신정부 체제 아래 연 10% 성장 목표를 내걸고 호찌민 국제금융센터(IFC)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와 관세 재편 속에서 상대적 수혜국으로 떠오른 베트남이 제조업 중심 성장 전략을 넘어 핀테크·디지털 금융 허브로 외연 확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덩달아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도 세제 혜택과 외환 규제 완화, 신규 부실채권(NPL) 시장 확대 가능성 등에 주목하며 ‘K-금융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깁니다.
 
베트남 호찌민 까우 바선 대교 건너편에 위치한 IFC존 조성 예정 지역인 투티엠에 위치한 신한금융그룹 입주 건물에서 내려다본 모습. (사진=신수정 기자)
 
호찌민, 핀테크·디지털 금융 특화 IFC존 건립 
 
베트남 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호찌민과 다낭에 IFC를 조성하기 위한 도시 개발 로드맵을 마련했습니다. 법·제도 혁신을 기반으로 국제 금융기관과 자본, 인재, 신기술을 집결시켜 아시아 금융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중앙당과 정부, 지방 권력이 머리를 맞댄 만큼 추진 속도도 빠릅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8월1일 'IFC 건립을 위한 국가지도위원회' 설립을 결의한 데 이어, 다음날 팜 민 찐 총리 주재로 정치국 위원과 중앙정부 지도부가 참석한 고위급 회의를 열었습니다.
 
당국은 IFC 조성 초기 단계에서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에 우선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비롯해 핀테크·디지털뱅킹·실시간 국제 거래가 가능한 기술 환경을 우선 확보해 글로벌 금융사 유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현지에서는 "싱가포르·홍콩식 금융허브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호찌민 IFC는 사이공강 일대 벤탄과 투티엠 지역 등을 중심으로 약 793헥타르 규모로 조성될 예정입니다. 특히 투티엠은 디지털 금융과 핀테크 중심의 미래 금융지구로 육성될 계획입니다. 기존 도심 금융권이 전통 금융 인프라와 상징성을 담당한다면, 투티엠은 첨단 금융과 신기술 중심의 신도시 역할을 맡게 되는 셈입니다. 현지 부동산·금융업계에서는 이미 '베트남의 여의도'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현지 금융권에서는 본사를 하노이에 두더라도 금융 인력과 리테일 자본은 점차 호찌민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설명합니다. 수도 하노이가 정치·행정 중심지라면, 호찌민은 자본과 소비, 민간 경제가 집중되는 실질적 경제 수도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베트남 호찌민 투티엠 지역의 개발 중인 부동산 모습. (사진=신수정 기자)
 
'금융개방 가속' 신정부, 금융·경제통 전면 배치
 
국내 금융사들은 최근 베트남 신정부 출범 이후 나타나는 금융시장 개방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지에 진출한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 정부 핵심 요직에 금융·경제통 인사들이 전면 배치되면서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총리 역시 중앙은행 출신이고 기존 중앙은행 총재도 국회 지도부로 이동하는 등 경제·금융 이해도가 높은 인물들이 국가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베트남은 공산당 서기장을 정점으로 국가주석과 총리, 국회의장이 권력을 분담하는 집단지도체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역대 가장 강력한 금융·경제통 인사들이 전면에 배치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를 주도하는 또 럼 신임 주석은 공산당 총서기장과 국가주석직을 동시에 맡으며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반부패 정책과 함께 과학기술·디지털 전환 중심의 경제 성장을 강조하며 금융 인프라 고도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행정부를 총괄하는 레 밍 흥 총리는 베트남 중앙은행(SBV) 역사상 최연소 총재를 역임한 인물입니다. 중앙은행 수장 출신이 총리에 오르면서 금융 안정과 시장 개방이 정부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입법부 수장인 쩐 타인 만 국회의장 역시 친경제 정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주요 고위직 관료인 베트남 최초 여성 중앙은행 총재 출신의 응우엔 띠 홍 국회 부의장까지 금융 정책 라인에 포진하면서 금융 규제 완화와 글로벌 스탠다드 도입 작업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됩니다. 현지 금융권에서는 IFC 프로젝트 역시 단순 도시 개발이 아닌 금융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 전략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큽니다.
 
베트남 호찌민 투티엠 지역의 더 멧(The MeTT) 오피스 빌딩에 입주한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간판. (사진=신수정 기자)
 
세제·외환 규제 완화 등 K금융 낙수효과 기대감 
 
베트남 정부가 추진 중인 IFC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세제 감면과 외환 규제 완화, 신규 금융시장 형성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국내 금융업 전반에 적잖은 낙수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에서입니다. 
 
현지 금융업계에 따르면 IFC존은 단순 부동산 개발이나 금융 단지 조성 개념을 넘어 글로벌 자본과 금융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특별 금융 구역 성격이 강합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금융사에는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 외화 이동 자유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싱가포르·홍콩과 같은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실제 베트남 당국은 IFC 입주 기업에 대해 최대 30년간 법인세 10% 우대세율 적용과 초기 최대 4년간 법인세 면제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IFC 근무 외국인과 전문 인력에 대해선 2030년까지 개인소득세 면제 혜택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 대상 장기 비자 발급과 국제중재센터 도입 등 제도 개선 논의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국내 금융사들은 특히 외환 규제 완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은 외환 이동 규제가 강한 편인데 IFC존에서는 외화 유출입 자유도를 높여 글로벌 자금을 유치하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과 투자 환경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변화"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티엠 지역이 IFC존으로 지정되면서 세제와 비즈니스 측면에서 여러 혜택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다만 IFC존은 해외 금융 전문 지구 개념에 가까워 일반 현지 기업 대상 영업보다는 외화 조달과 국제 금융 업무 중심으로 역할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시장 확대에 따른 신규 사업 기회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베트남 금융 규모가 커질수록 부실채권(NPL)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 나옵니다. 베트남에서 NPL 사업을 영위 중인 웰컴금융그룹 관계자는 "지금 베트남은 NPL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라며 "금융시장이 커질수록 부실채권 처리 수요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 업계에서는 최근 일부 국내 투자자와 금융업계 관계자들이 베트남 NPL 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③편에서 계속>
 
베트남 호찌민 까우 바선 대교를 건너며 바라본 모습. (사진=신수정 기자)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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