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시장 경쟁 막 올랐다…ATS 물량 규제 논의
24시간 거래 로드맵 본격화…시간외시장 경쟁 구도 변화
거래량 15%·종목별 30% 규제 재조명…형평성 논쟁 재점화
2026-06-23 14:05:38 2026-06-23 14:59:56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한국거래소가 애프터마켓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대체거래소(ATS) 물량 규제 완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넥스트레이드가 출범 1년여 만에 거래대금 기준 시장 점유율 40% 수준까지 성장하면서 거래소와의 경쟁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것입니다. 금융당국은 ATS 거래 한도 조정을 검토 대상에 올려둔 반면 한국거래소는 시장 감시와 상장 관리 등 공적 기능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펴고 있습니다.
 
23일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 인프라 혁신 점검회의를 열고 거래시간 연장을 포함한 자본시장 인프라 혁신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19일 주요 증권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애프터마켓을 오는 9월14일부터 도입하기로 확정했습니다. 당초 함께 추진될 예정이었던 프리마켓은 단일보드 체계 구축 일정과 맞물리며 2027년 말로 연기됐습니다. 금융위는 애프터마켓 신설과 프리마켓 도입을 거쳐 궁극적으로 24시간 거래 체계로 나아간다는 구상을 제시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거래소가 시간외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만큼 ATS 거래 한도 체계 역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ATS는 시장 전체 거래량 기준 한국거래소(KRX)의 15%, 종목별 거래량 기준 30%의 거래 한도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량 증가로 규제 위반 가능성이 커지자 종목별 거래 한도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현행 한도 규제 체계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금융당국은 거래량 산정 기준을 일본처럼 과거 거래량 기준으로 변경하는 방안과 현행 한도 수준 자체를 재검토하는 방안도 검토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ATS 규제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은 넥스트레이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기 때문입니다.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프리·애프터마켓 거래 비중은 지난해 7월 29.56%에서 올해 6월(16일 기준) 45.47%까지 확대됐습니다. 최근 10거래일간 프리마켓 거래대금은 일평균 7조~8조원 수준을 기록했고 지난 12일에는 1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출범 안정기였던 지난해 4월 3조8000억원에서 올해 6월 40조6000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거래량 점유율은 규제 영향으로 10%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거래대금 점유율은 최근 40% 안팎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ATS가 단순 보조거래시장을 넘어 거래소와 경쟁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넥스트레이드는 거래 한도 문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규제 조정 범위와 방식은 금융당국과 시장 참여자 간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금융당국 역시 ATS 거래 한도 조정 필요성에 대한 검토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ATS 거래 한도 문제는 꾸준히 검토돼 온 사안"이라며 "거래소와 ATS 간 경쟁 구도가 변화한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 물량 제한 조정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ATS 거래 한도 조정 여부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논의될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거래소는 규제 완화에 보다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거래소는 ATS가 상장·공시·시장감시·청산 등 정규거래소가 부담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만큼 거래 한도를 단순히 확대하는 것은 공정 경쟁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량 제한을 전면적으로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상장 관리와 시장 감시 비용을 부담하는 거래소의 역할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애프터마켓 도입 이후 거래소와 ATS 간 점유율 변화와 경쟁 구도를 확인한 뒤 한도 조정 여부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시장에서는 ATS 거래 한도 조정 여부보다 조정 방식이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과 넥스트레이드의 성장으로 경쟁 환경이 변화한 만큼 시장 전체 한도와 종목별 한도를 어떤 방식으로 조정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시간 연장과 넥스트레이드 성장으로 시장 환경이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며 "당장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거래소와 ATS 간 경쟁 구도 변화를 지켜보면서 물량 규제를 어떤 방식으로 조정할지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자본시장 인프라 혁신 TF Kick-off 회의에서 정부·유관기관·전문가들과 전문성과 현장의 목소리를 공유하고, 향후 안정적인 인프라·제도 설계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자본시장 인프라 혁신 TF'의 핵심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사진=금융위원회)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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