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 지방의회 원구성도 ‘파행’ 속출로 개원 지연
광역의회까지 '민주당 독식'…견제 기능 마비될라
'요지경' 기초의회…공무원 폭행에 먹튀·자리싸움
2026-07-09 11:21:32 2026-07-09 14:12:14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인천과 경기도 지방의회는 6·3 지방선거를 통해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정작 민선 9기 시작부터는 자리싸움과 상임위원회 독식 논란 등으로 각종 파행과 구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 인물이 들어와도 의회의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의회 개원 역시 미뤄지는 모양새입니다. 
 
"네가 그랬으니 나도"…의장단·상임위 독식 관행
 
지방의회의 주요 기능은 국회와 마찬가지로 지방 행정 및 입법에 대한 감시·견제입니다. 조례 제·개정을 통해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예산을 심의·의결해 지방정부 살림살이를 결정합니다. 연말엔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집행부의 업무를 감독하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지난 3일 진행된 인천시의회 본회의 모습. (사진=인천시의회)
 
그런데 현재 인천시의회와 경기도의회를 비롯한 경인 지역 지방의회들은 입법과 감시·견제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기보다, 자리 차지하기에만 여념이 없는 모습입니다.
 
제10대 인천시의회에서 민주당은 상임위원회 위원장 7석을 모두 차지했습니다. 전반기 의장과 제1부의장, 1년마다 교체되는 예산결산특별위원장까지 민주당이 챙겼습니다. 의회의 주요 보직을 10개 자리나 가져간 겁니다. 국민의힘은 제2부의장과 윤리특별위원장 등 2곳을 챙기는 데 그쳤습니다.
 
10대 인천시의회에서 45석 가운데 민주당은 38석, 국민의힘은 7석입니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국민의힘은 전체 상임위 7곳 중 1곳 정도는 위원장을 가져갈 수 있었으나, 민주당은 이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앞선 9대 인천시의회 당시 국민의힘도 그렇게 했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9대 인천시의회는 전체 40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26석, 민주당 14석으로 '2대1' 비율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국민의힘은 의장과 제1부의장을 비롯해 전체 상임위 6곳 중 5곳을 차지했습니다. 민주당에겐 제2부의장과 문화복지위원회 한 곳만 내줬습니다. 당시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유감을 표명하는 등 목소리를 냈지만, 4년 뒤엔 서로의 입장이 완전히 뒤바뀐 겁니다. 
 
경기도의회는 의장단을 민주당이 독식했습니다. 의장단은 의장 1명과 부의장 2명으로 구성됩니다. 통상 여야 균형을 위해선 제2부의장을 제1야당에게 맡기는 게 관례였습니다. 현재 경기도의회는 전체 167석 가운데 민주당 144석, 국민의힘 22석, 조국혁신당 1석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12석에 달하는 상임위원장과 특별위원장 3석도 각각 14일과 22일 선출을 앞두고 있지만, 민주당이 독식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경인 지역 기초의회선 폭행·먹튀에 자리싸움까지
 
시·군·구 단위의 기초의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의원 간 폭행 시비부터 갑작스러운 탈당, 원구성을 둘러싼 파행으로 역시 정상적인 개원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인천 계양구의회에선 구의원과 공무원 간 폭행 시비가 불거졌습니다. 계양구의회 사무국장 A씨는 최근 상해 혐의로 국민의힘 소속 여재만 계양구의원(계산3·작전1~2동)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여 의원은 지난 2일 강화군에서 열린 워크숍 뒤풀이에서 '반말을 한다'는 이유로 A씨의 얼굴을 한 차례 가격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 폭행으로 A씨는 착용하고 있던 안경이 부서지고 얼굴에 타박상 등을 입어 전치 2주의 상해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민주당 소속 계양구의원들은 여 의원에 대한 윤리위원회 회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천 연수구의회에선 임기 시작 나흘 만에 민주당을 탈당한 구의원이 나와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연수구 마선거구(송도2·5동)에서 무투표로 당선된 한지혜 의원은 지난 3일 민주당 인천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현재 무소속이 됐습니다.
 
한 의원의 탈당으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7대7 동률이던 연수구의회 구성은 국민의힘으로 기울었습니다. 이 영향으로 의장과 부의장을 모두 국민의힘이 가져갔고, 오는 10일과 15일 진행될 원구성에서 3개 상임위원장 자리도 국민의힘이 독식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민주당 소속 연수구의원들은 한 의원을 규탄하고 있지만, 한 의원은 오히려 당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걸로 전해집니다. 한 의원은 오는 10일 본회의 이후 자신의 입장을 밝힐 기자회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기 의정부시의회는 민주당 내부 갈등 때문에 원 구성이 난항을 겪었습니다. 전체 13석 중 8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의장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였는데, 이 다툼이 진정되자 국민의힘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또 갈등을 빚었습니다. 
 
남양주시의회는 민주당이 의장·부의장은 물론 상임위원장 4석까지 모두 가져가는 원구성안을 국민의힘에 제시,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남양주시의회는 민주당 11석, 국민의힘 10석입니다.
 
민주당 6석, 국민의힘 4석으로 구성된 하남시의회에서도 민주당이 의장·부의장을 모두 가져가려 하자 국민의힘이 반발하는 중입니다. 
 
이에 대해 이도형 청운대 초빙교수는 "자리싸움, 해외 연수 등 지방의회의 고질적인 문제는 제도적으로 방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의원 개개인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상임위 독식은 민의를 왜곡하는 일"이라며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를 자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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