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게이트' 윤석열 유죄에 오세훈 선고 '촉각'
22일 오세훈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선고
벌금 100만원 이상 확정되면 시장직 상실
윤석열은 유죄, 김건희은 무죄…오세훈은?
2026-07-14 17:09:17 2026-07-14 17:25:48
[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연루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법원이 첫 유죄 판단을 내리면서,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1심 선고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선 오 시장이 여론조사 비용 대납 과정을 사전에 인식했거나, 이를 암묵적으로 동의·묵인했는지 여부가 재판의 향방을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걸로 보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1심 재판부 "무상 여론조사도 정치자금"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씨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여론조사의 무상 제공은 정치권과 여론조사기관 간 음성적 유착을 통해 여론을 왜곡할 위험이 있어 민주주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명씨가 제공한 여론조사를 불법 정치자금이라고 인정한 겁니다. 그러면서 명씨에게도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재판부는 윤씨에 대한 판결문에서 무상으로 제공된 여론조사 역시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직접 돈이 오가지 않았더라도 제3자가 비용을 대신 부담했다면 후보자는 경제적 이익을 얻은 걸로 볼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오세훈 시장, 22일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1심 
 
이번 판결은 명태균씨 여론조사 의혹으로 오는 22일 1심 선고를 앞둔 오세훈 시장 사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최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통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 3300만원을 자신의 후원자이자 사업가인 김한정씨로 하여금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오 시장 측은 당시 선거를 앞두고 명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여론조사를 부탁하거나 김씨에게 비용을 대납하도록 지시한 적 없다고 주장합니다. 오 시장은 지난달 17일 결심공판에서도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 대납을 요청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습니다. 오 시장 측은 “명씨는 (오 시장 측으로부터) 의뢰를 받았다고 주장해 온 여론조사 횟수도 번복했다”며 진술의 신빙성도 문제로 삼았습니다.
 
명태균씨가 지난4월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명씨는 오 시장이 자신에게 여론조사를 부탁하며 '(경선에서) 나경원 후보를 이기는 여론조사가 절실하다. 비용은 특정 후원자가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명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들도 나왔습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월1일 오 시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오 시장이 (나 의원을) 이기는 여론조사만 나오면 된다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오 시장이 명씨에게 '멘토가 돼달라고 말했다'고도 했습니다.
 
이에 김건희특검은 결심공판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3300만원을 추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특검, 관건은 여론조사비 '김한정 대납' 입증 여부  
 
오 시장은 이 사건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게 됩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직에 취임할 수 없고, 이미 취임한 경우에는 퇴직해야 합니다.
 
변수는 재판부가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평가할지입니다. 앞서 관련 재판에서 재판부가 명씨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선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김건희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1심 사건에서 재판부는 명씨에 대해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장이 심하고 다소 망상적인 사람으로 보인다"며 "그의 말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법조계에선 윤씨의 정치자금법 위반을 인정한 법리가 오 시장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합니다. 법무부 감찰관 출신인 류혁 변호사는 "오 시장과 윤석열씨의 사건은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윤씨 사건은 무상 여론조사가 정치자금법상 경제적 이익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었고, 오 시장 사건은 여론조사비를 대납한 김한정씨와 오 시장 사이의 묵시적 공모가 인정되는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시선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김건희씨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기일로 향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동일한 여론조사 무상 제공 혐의와 관련해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은 바 있습니다. 김건희특검은 14일 대법원 2부에 상고심 선고기일 연기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윤씨와 김씨에 대해 서로 배치되는 판결이 나온 만큼 판결문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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