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명태균씨가 법정에서 처음 대면했습니다. 명씨는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사업가 김한정씨가 비용을 대납했다’는 기존 주장을 법정에서도 유지했습니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3차 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20일 오 시장과 그의 측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스폰서로 알려진 김한정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3차 공판기일을 열었습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강 전 부시장을 통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김씨에게 3300만원 상당의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날 명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오 시장은 재판 전부터 날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는 법원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명씨와 강혜경씨는 사기 범죄집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명씨도 출석 전 “(오 시장의) 진정 어린 사과만 필요하다”고 받아쳤습니다.
명씨는 증인신문 과정에서 오 시장으로부터 여론조사를 의뢰받고, 강 전 시장과 여론조사 내용을 논의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명씨 진술에 따르면 오 시장과의 첫 만남은 2020년 12월9일입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주선했고, 명씨가 오 시장의 서울시장 출마를 예측하면서 오 시장이 먼저 관심을 갖고 명씨에게 연락해 왔다는 게 명씨 주장입니다.
두 번째 만남은 2021년 1월20일입니다. 명씨가 처음 오 시장에게 여론조사 관련 선거전략과 비용을 알려준 날입니다. 명씨는 “21대 총선에서 오 시장이 패배한 이유는 여론조사 때문이라고 알려줬다”며 “오 시장에게 자체 여론조사를 해오면 결과를 분석해주겠다고 했다. 2000만원 정도 든다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이 명씨에게 서울 아파트를 사주겠다고 했다고 명씨는 주장했습니다. 명씨는 “당시 다리가 안 좋으니 (오 시장이) 서울에 거처 있냐며 아파트 사주겠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오 시장은 명씨에게 30분 안에 네 차례나 전화하기도 합니다. 1월22일 국민의힘 경쟁자였던 나경원 의원이 오 시장을 앞지르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된 날입니다. 명씨는 “오 시장이 울먹이듯 전화가 왔다. 오 시장이 제게 아는 (여론조사) 업체가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했다”며 “철강회사 김 회장(김씨)이 비용을 부담할 테니 강 전 부시장과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해달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오 시장 측이 여론조사 표본 문제로 명씨와 언쟁한 이후 2021년 2월 중순경 관계가 단절됐다는 주장과 반대되는 정황도 나왔습니다. 명씨는 2월25일 건네받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대리인 회의 결과에 대해 강 전 부시장으로부터 받았으며 여론조사 협의를 상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인들은 명씨가 오 시장에게 직접 여론조사 결과를 보내주지 않고, 여론조사 계약서를 쓰지 않은 사실을 집중적으로 캐물었습니다. 그러나 명씨는 “오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때문에 계약서도 쓰지 않고 강 전 부시장을 통해 소통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 이후 김씨가 1720만원을 송금한 사실에 대해 명씨는 “배우자가 받은 300만원 이외 나머지는 강혜경씨가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