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상사업계가 보호무역 확산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올해 상반기 나란히 호실적을 거뒀습니다. 전통적인 상품 중개에서 벗어나 자원·에너지, 물류,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등으로 넓혀온 사업 포트폴리오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기업별로 각기 다른 사업 부문에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장기간 추진해 온 사업 다각화 전략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호주 세넥스 가스전 가스처리시설.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4일 업계와 각사 공시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삼성물산 상사부문, LX인터내셔널, 현대코퍼레이션 등 국내 주요 종합상사 4곳의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약 1조373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약 9703억원보다 41.5% 증가한 규모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1분기 3575억원에 이어 2분기 42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두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호주 세넥스에너지 가스전의 증산 효과가 본격화한 가운데 미얀마 가스전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이 이어졌습니다. 인도네시아 팜 사업 역시 생산량 확대와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실적 성장에 기여했습니다. 기존 트레이딩 사업뿐 아니라 에너지 개발과 농장 운영 등 직접 사업에서 수익을 확보한 점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습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1분기 1090억원, 2분기 1420억원 등 상반기 영업이익 251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5% 증가했습니다. 철강과 화학, 비료 등 산업재 트레이딩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도 성장했습니다. 해외 생산·운영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까지 더해지면서 전통적인 무역업과 신규 사업이 동시에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LX인터내셔널은 1분기 1089억원과 2분기 1178억원을 합쳐 상반기 영업이익 226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 증가한 수준입니다. 2분기 물류 부문 영업이익은 해상운임 상승과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46.1% 늘어난 51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주요 자원 가격 상승과 LX글라스의 손익 개선에 따라 트레이딩·신성장 부문 영업이익도 114억원에서 452억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물류와 자원, 유리 제조 등으로 사업 기반을 넓힌 전략이 고른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조성한 태양광 발전소. (사진=삼성물산)
현대코퍼레이션은 1분기 461억원과 2분기 629억원을 합쳐 상반기 영업이익 약 1090억원을 거뒀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1.6%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권 국가로 구성된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서 승용차 판매가 늘었고 상용차와 군용차, 철도차량 등 모빌리티 포트폴리오도 고르게 성장했습니다. 북미 지역 변압기 수출 호조와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 사업 확대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습니다.
상사업계의 호실적은 원화 약세와 일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우호적인 시황에 업계의 사업 다변화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됩니다. 과거 중개무역에 머물던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에너지·물류·신재생에너지·모빌리티 등 각사가 독자적인 성장축을 확보한 것이 실적 개선의 주된 배경으로 꼽힙니다.
상사업계 관계자는 “이번 호실적에는 원화 약세와 일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우호적인 대외 여건도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보다 근본적으로는 종합상사들이 수년간 트레이딩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자원·에너지, 물류,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전략이 성과를 낸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수익원이 다양해지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