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가 주요 게임사의 참여 감소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사들이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 등 해외 게임쇼에 힘을 싣는 데다 연말에 열리는 지스타의 개최 시기까지 맞물리면서 참가 유인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게임업계뿐 아니라 정부의 관심도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자체 콘텐츠 강화와 외연 확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지스타조직위원회가 13일 지스타 2026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제1전시장 B2C 주요 참가사에는 구글플레이와 웹젠, 팀42를 비롯해 호요버스, 넷이즈게임즈 조커스튜디오, 빌리빌리, 센추리게임즈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반면 넥슨·넷마블·엔씨·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등 이른바 '3N2K'는 1차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전체 참가사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지스타를 향한 관심은 예전보다 멀어진 분위기입니다. 정승우 지스타조직위원회 실장은 "지금 공개된 참가사가 전부는 아니다"라며 추가 참가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 등 해외 게임쇼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과 대비됩니다.
정승우 지스타조직위원회 실장이 올해 행사 운영 방향과 주요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국내 게임사들이 해외 게임쇼에 힘을 싣는 데에는 글로벌 시장 중심으로 달라진 사업 전략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PC·콘솔과 해외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게임스컴은 서구권 이용자, 도쿄게임쇼는 일본과 아시아 이용자에게 신작을 알리는 주요 무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스타가 11월에 열린다는 점도 참가사 입장에서는 부담입니다. 8월 게임스컴과 9월 도쿄게임쇼 등에서 주요 신작을 먼저 선보인 뒤 불과 수개월 만에 지스타를 위해 다시 전시 콘텐츠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신작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매년 지스타에 내놓을 대형 신작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면서 게임스컴이나 도쿄게임쇼에서 신작을 먼저 공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지스타는 연말께 열리다 보니 이미 해외 게임쇼에서 공개한 신작을 다시 출품해야 하는 등 시기적으로 참가 유인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영기 지스타조직위원장도 "대형 게임사들도 지스타에서 보여줄 수 있는 대형 신작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과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업계의 아쉬움을 키우는 대목입니다.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최고상이 대통령상임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고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자리를 비웠습니다. 지스타 개막식에도 주무부처 장관이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게임업계에서는 대통령과 문체부 장관 등 고위급 인사의 참석이 정부의 게임산업 육성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성을 갖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주요 게임 행사에서 정부 고위급 인사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산업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아쉬움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 실장은 "대통령상 성격을 가진 시상식인 만큼 고위급 인사가 참석했으면 한다는 뜻을 문체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참석 여부는 게임대상 주최사인 문체부가 결정하는 사안이라는 게 조직위 설명입니다.
조영기 지스타조직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게임사와 정부의 관심을 다시 끌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조직위가 내놓은 해법은 지스타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참가 기업의 신작 여부에 따라 행사 콘텐츠와 흥행이 좌우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조직위가 직접 기획하는 인하우스 콘텐츠를 강화하고 게임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 이용자로 관람객의 외연을 넓힌다는 구상입니다.
조 위원장은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다른 글로벌 게임쇼와 경쟁하기보다 지스타만의 차별점을 가지고 글로벌 행사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 실장도 "전시 콘텐츠가 참가사에 따라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며 지스타가 일정 수준 이상의 경험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는 이 같은 방향에 맞춰 네이버웹툰 유미의 세포들을 메인 키비주얼에 활용하고 현대자동차와 심레이싱 콘텐츠를 선보입니다. 온라인에서는 소수의 게임을 장시간 깊이 소개하는 방식의 쇼케이스도 새롭게 준비합니다.
B2B 부문에서는 비즈니스 라운지를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확대하고 소규모 업체의 참가 부담을 낮춘 0.5부스 형태의 라운지 부스를 신설합니다. 투자자와 퍼블리셔 등을 연결하는 인베스트 마켓도 다시 운영할 계획입니다.
메인스폰서에도 변화를 줬습니다. 올해는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운영하는 AI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크랙이 메인스폰서를 맡습니다. 게임사가 아닌 기업이 지스타 메인스폰서로 참여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정 실장은 "최근 산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AI와 내러티브를 꼽으며 두 요소를 모두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크랙을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게임 전시회라고 해서 게임사만 메인스폰서로 참여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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