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안정세…살아나는 내수주 펀더멘탈
유통·서비스 세 자릿수 폭증…환율·수출 양 날개 단 내수주
정책 시너지와 PF 연착륙이 지탱하는 하반기 실적
2026-08-20 15:42:34 2026-08-20 15:52:41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1300원대로 복귀한 환율 안정세에 내수주도 숨통이 트였습니다. 이미 주력 내수업종들의 상반기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 전반에 파란불이 켜지고 있습니다.
 
20일 오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90원 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3개월간 117.8원(7.81%) 하락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달러 강세 기조가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환율 하락으로 수입물가와 원가 부담이 줄어들면서, 비용 통제 효과가 레버리지로 작용해 내수기업들의 이익률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올 상반기만 해도 내수시장은 원화 약세 기조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K-컬처 관련 내수 진작 정책에 힘입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백화점, 면세점, 호텔, 카지노, 화장품(K-뷰티) 등에서 외국인 매출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음식료와 서비스(엔터·콘텐츠) 업종은 K-푸드 글로벌 열풍으로 수출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반전시켰습니다. 이들 업종은 이제 환율이 오르든 내리든 상쇄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유통과 일반서비스 업종, 건설업 등은 정부의 금융지원 및 비용통제 자구 노력과 더불어 기저효과가 작용하며 상반기 실적 개선을 이뤘습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일반서비스 업종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7.04%, 순이익은 361.07% 폭증했습니다. 코스닥 유통 업종 역시 영업이익 110.22%, 순이익 142.35%라는 세 자릿수 성장을 달성하며 내수주 턴어라운드를 주도했습니다. 수입 원재료 결제 비중이 절대적인 음식료·담배 업종 또한 K-푸드 수출 확대라는 돌파구를 통해 코스피 9.79%, 코스닥 25.08%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 견고한 펀더멘털을 보여줬습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음식료·담배 업종에 대해 “2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업종 추정치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2분기 대형주(KT&G/삼양식품/오리온)는 견조한 수출 성장, 우호적인 환율 효과, 비용 효율화에 기인해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시현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중형주(농심, 롯데웰푸드, 하이트진로, 동원산업 등)도 우려와는 달리 시장 기대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며 “내수 신제품 판매 호조, 해외 채널 확대, 관세 환급 및 금 관련 충당금 환입 등에 기인한다. 3분기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건설업의 경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려 등으로 외형(매출)이 코스피(-9.72%)와 코스닥(-3.45%) 모두 역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선제적인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른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순이익은 코스피 200.82%, 코스닥 161.53% 급증하며 시장에 바닥 통과 시그널을 보냈습니다.
 
이처럼 악조건 속에서도 맷집을 키운 내수주에게 최근의 환율 하락은 더 유리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는 내수 진작과 환율 안정에 총력을 기울인 정부의 정책 효과와 맞물려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 등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환율 고점을 낮춘 가운데, 국가균형발전과 기회발전특구 등 '5대 특구' 지정 정책이 내수 투자의 강력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호남권 반도체 특구 등 대기업들의 대규모 앵커 투자가 가시화되면서, 덩달아 중소 협력사들의 해외 이전 비용 부담이 획기적으로 낮아졌다”며 “이는 곧바로 협력사들의 신용도 개선과 금융비용 인하로 직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국내 투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수출로 벌어들인 막대한 달러 대금을 원화로 환전하면서, 환율 안정세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시장 시스템 리스크의 뇌관으로 지목되던 부동산 PF 역시 질서 있는 재구조화를 통해 건설주 반등을 뒷받침했습니다. 당국의 옥석 가리기 정책에 따라 2026년 3월 말 기준 금융권 PF 익스포저는 169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조5000억원 감소했습니다. 반면 1분기 신규 PF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5조6000억원 증가한 16조8000억원을 기록해, 양호한 사업장을 중심으로는 자금이 원활히 돌고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계절적 요인 등으로 대출 연체율이 4.65%로 전 분기 대비 0.77%포인트 상승하긴 했으나, 금융권 전체 연체채권 규모(5조3700억원)는 오히려 전년 동기(5조4000억원) 대비 소폭 줄어들며 뚜렷한 연착륙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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