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한 데 이어 시장의 시선이
삼성전자(005930)로 향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주환원 잔여 재원을 90조~110조원으로 예상하고 3분기 정규 분기배당을 포함해 30조원 안팎의 현금배당을 우선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호황으로 현금창출력이 크게 늘어난 만큼 추가 환원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뿐 아니라 반도체 업종의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2024~2026년 3개년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올해 잔여 주주환원 재원을 약 90조~110조원으로 예상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이 가운데 3분기 정규 분기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시행하고, 나머지 환원 규모와 구체적인 방식은 올해 결산을 거쳐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가 시행 중인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은 해당 기간 발생한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올해가 현행 정책의 마지막 해인 만큼 시장에서는 특별배당을 비롯한 추가 환원 규모와 내년부터 적용될 차기 정책에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주주환원 기대감은 이날 주가에도 반영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500원(3.87%) 오른 28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에는 28만5000원까지 올랐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개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이 32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해왔습니다. 현행 환원 원칙을 적용하면 전체 재원은 160조원 수준으로, 정규배당 등을 제외하더라도 상당한 규모의 추가 환원이 가능하다는 계산입니다.
특히 시장에서는 추가 환원 방식 가운데 현금 특별배당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경우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른 비금융회사 지분 보유 한도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는 제약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의 2024~2026년 누적 FCF 50% 주주환원 정책의 경우 특별배당 규모가 최소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대규모 주주환원은 삼성전자 기업가치 상승뿐 아니라 유가증권시장 전체 밸류에이션의 재평가를 이끄는 강력한 촉매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대규모 환원 여력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호황이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4조원에서 올해 381조원, 내년 575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신규 메모리 생산시설을 완공해 본격 가동하기까지 최소 3년 이상 걸리는 반면 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수요가 지속되면서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삼성전자에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40조4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에서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취득 예정 주식은 2407만주로 발행주식 수의 3.3%에 해당합니다.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 기준 주주환원 목표도 기존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상향하고 자사주 취득·소각과 현금배당을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의 잇따른 주주환원 확대가 단순한 주가 부양을 넘어 향후 현금창출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의 크기와 기간은 이익 지속성을 얼마나 신뢰하는지에 대한 경영진의 대답이라고 생각한다"며 "큰 폭의 서프라이즈가 없는 상황에서 주주환원은 중요한 주가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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