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 문항 사들인 '일타강사' 현우진, 1심서 '무죄'
재판부 "문항 대금, 청탁금지법상 금품 아냐…겸직허가 여부도 별개"
변호인 "'사교육 카르텔' 이름 아래 무리한 기소…교사들 3년간 고통"
2026-08-26 16:01:01 2026-08-26 16:32:17
[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현직 교사들에게 돈을 주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관련 문항을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우진씨가 1심에서 무죄를 받았습니다. 법원은 교사들이 받은 돈은 문항 제공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은 게 맞지만,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에 따른 부정 수수가 아닌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 이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우진씨가 지난 4월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재판장 이재욱)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씨와 현직 교사 2명, 교재 개발 업체 관계자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현씨는 이날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재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현씨는 교재 개발 업체 관계자와 공모해 2020년 3월부터 2023년 5월까지 현직 수학 교사 2명에게 수능 관련 문항을 제공받는 대가로 약 3억4600만원을 지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와 별도로 다른 현직 교사의 배우자 명의 계좌로 문항 대금 약 7500만원을 송금한 혐의도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현씨를 비롯한 피고인들에게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현씨 등이 수년간 문항을 사고팔며 억대 금액을 주고받은 행위가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교사들이 받은 돈은 청탁금지법 제8조 3항 3호에서 정한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사적 거래의 형식을 갖췄더라도 공직자가 제공한 반대급부를 현저하게 초과하는 금품이 지급됐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반대급부에 상응하는 금품이라면 사적 거래에 따른 채무 이행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교사들에게 지급된 문항 대금도 전문 업체나 일반인에게 지급한 금액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현씨 측이 전문 업체에서도 문항을 공급받고 일반인을 상대로 문항을 공모했으며, 실제 교재에 채택된 문항에 대해서만 대가를 지급한 점도 판단 근거가 됐습니다.
 
교사들이 소속 기관장의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점 역시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와는 별개라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사적 거래의 합법성 여부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법령에 위반되는 점이 있다면 해당 규정에 따라 처분하면 될 뿐이라고 했습니다. 반대로 겸직 허가를 받았더라도 전문 업체나 일반인보다 현저히 많은 돈을 받았다면 청탁금지법 위반이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씨가 교사의 배우자 명의 계좌로 돈을 송금한 데 대해선 "의심스러운 부분이긴 하지만 실제 문항을 제공받고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고, 지급액 역시 문항이라는 반대급부에 상응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고 형사처벌은 문제 해결의 최후 수단"이라며 "공직자의 행위에 부적절한 면이 있더라도 이를 모두 형사처벌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선고 직후 현직 교사 측 변호인인 한은지 변호사(법무법인 지평)는 "'사교육 카르텔'이라는 이름이 붙으면서 수사기관이 폭넓게, 무리하게 기소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감사원 조사부터 수사와 재판까지 약 3년간 절차가 이어졌다"면서 "일부 교사들이 수사와 고발을 이유로 학교에서 징계 절차를 밟거나 징계 처분을 받아 억울해하고 속상해했다"고 전했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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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단순화시키면 교사가 문제를 학원강사에게 빼돌린 것인데 무죄라고요? 어마어마한 돈이 오간 문제 유출이 개인간 거래라니... 이제 시험문제 유출의 길을 터주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네요.

2026-08-26 16:53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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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단순화시키면 교사가 문제를 학원강사에게 빼돌린 것인데 무죄라고요? 어마어마한 돈이 오간 문제 유출이 개인간 거래라니... 이제 시험문제 유출의 길을 터주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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