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마운자로 뒤흔들 K-비만약의 '반격'…핵심은 차별화
"주사 횟수 반으로, 약값도 절반으로"…'맞춤형·가성비' 무기로 판 바꾼다
2026-08-26 16:58:27 2026-08-26 17:29:52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독점 중인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부작용 최소화, 투여 주기 연장 및 제형 다변화 등 미충족 수요를 공략하는 한편,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재편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미·이노엔·중외…상용화 임박 '선두 그룹'
 
가장 빠르게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곳은 한미약품, HK이노엔, JW중외제약입니다. 한미약품은 올해 안에 GLP-1 기반 주사제인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위고비나 마운자로보다 위장관계 부작용이 절반 수준으로 적은 편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H.O.P 프로젝트(한미약품 비만치료제 개발 프로젝트) 파이프라인 중에 제일 먼저 출시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매우 크다"라고 강조했습니다.
 
HK이노엔은 중국에서 들여온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 투약을 올해 안에 마무리 짓는 게 목표입니다. 중국 임상 2상에서 세마글루타이드보다 평균 체중 감소율이 35%나 높았고, 체중을 10% 이상 뺀 환자 비율도 2배나 많아 성능을 제대로 입증했습니다. 
 
JW중외제약은 이달 14일 '보팡글루타이드'의 비만 치료 임상 3상 계획을 신청했습니다. 보통 주 1회 맞는 주사제와 달리 2주에 한 번만 맞으면 돼서, 1년에 맞는 횟수를 52회에서 26회로 반이나 줄일 수 있습니다. 당뇨병 치료용 임상 3상도 조만간 신청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습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일단 다른 신약의 임상 등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경쟁력이 있다"라며 "비만 말고 다른 적응증에도 효과가 나오도록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패치, 알약, 4중 타깃…제형과 기전의 진화
 
다양한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후발 주자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웅제약은 붙이는 마이크로니들 패치(연내 1상 완료 예정)와 한 달에 한 번만 맞는 주사제를 개발 중입니다. 주사 맞는 횟수를 연 12회로 확 줄이는 게 목표입니다.
 
동아에스티 관계사인 메타비아는 GLP-1과 글루카곤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타깃 신약 'DA-1726'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임상 1상에서 고용량 증량 시험이 진행 중이며, 근육량 감소 등의 안전성 이슈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입니다. 특히 GLP-1 계열 치료제에서 지적돼 온 오심이나 구토 등 위장관 부작용을 낮추는 방향으로 설계된 점도 강점입니다.
 
셀트리온의 ‘CT-G32’는 4중 타깃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개인 편차에 따른 효능 차이와 근손실 부작용 등은 개선하고, 새 타깃을 추가해 식욕 억제 및 체중 감량 효과는 극대화한다는 구상입니다. 동시에 지방 분해 촉진과 에너지 대사 조절도 가능케 한다는 겁니다. 현재 질환 모델 동물 효능 평가가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IND 제출이 목표입니다. 또 다중 작용 경구제도 2028년 하반기 IND 제출을 목표로 개발하는 중입니다.
 
이 밖에 동국제약은 월 1회에서 최대 3개월간 약효가 지속 가능한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태입니다. 아직은 비임상 단계로, 내년 임상 1상 진입이 목표입니다. 유한양행은 인벤티지랩과 장기지속형 주사제 ‘IVL3021’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연내 임상 1상 IND를 신청할 예정입니다.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세마글루타이드 월 1회 장기지속형 주사제. (사진=대웅제약)
 
'먹는 비만약'의 등장…결국 핵심은 '가격'
 
주사 대신 편하게 먹는 알약 형태도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꼽힙니다. 일동제약은 ‘ID110521156’을 개발 중이며,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된 바 있습니다. 종근당은 경구용 GLP-1 계열 후보물질 ‘CKD-514’를 개발 중입니다. 올해 하반기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목표입니다. 임상 1상 결과, 경쟁 약물 대비 높은 용해도로 낮은 용량에서 우수한 체중 감소 및 혈당 강하 효과를 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부작용을 줄이고 편의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격경쟁력'이 승부처가 될 거라 봅니다. 현재 위고비는 저용량 기준 25만원, 마운자로는 30만원가량입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국내 기업들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기존 약들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 후발주자인 만큼 제네릭처럼 확실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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