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앞둔 '평화경제특구'…재탕에 용두사미 우려
올해 말 첫 지정 예정 '평화경제특구'
17개 접경지 절반가량 '인구감소지역'
재정자립도도 전국 평균 크게 밀돌아
3·4중 중첩 규제에 지정학적 리스크↑
"'파격 특례' 등 없인 동력 상실"
2026-08-26 16:53:29 2026-08-26 17:16:36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트럼프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첫 지정을 앞둔 ‘평화경제특구’에 대한 실효적 대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경제적 측면으로만 보면 평화경제특구는 한반도 평화경제 및 공동성장 비전을 실현하고 분단 이후 개발에서 소외된 접경지역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현행 정책 체계는 특구 개발에 필요한 동력을 제공하지 못해 파격적 인센티브·거버넌스 개편 없이는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세제 특례, 국비 투입, 범부처 컨트롤타워 강화 등의 구조 개혁이 시급 과제로 지목됩니다.
 
26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5년 12월 ‘제1차 평화경제특구 기본계획(2026~2035)’ 고시 이후 10개년 구상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말 1차 특구 지정이 예정돼 있습니다. 평화경제특구 지정 신청이 가능한 대상 지역은 인천 2곳(강화·옹진), 경기 8곳(고양·파주·김포·동두천·양주·포천·연천·가평), 강원 7곳(춘천·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총 17개 기초자치단체입니다.
 
김수정·김영민 부연구위원 등 산업연구원 연구팀은 26일 평화경제특구의 4대 핵심 과제로 공동·복합형 지대 개발, 파격적 정부 지원책과 해외 투자 유인, 중첩 규제 해소의 컨트롤타워를 제언했다. (사진=산업연구원)
 
그러나 해당 접경 지역은 절반가량이 인구감소지역에 속하고 재정자립도도 전국 평균(2025년 기준 48.6%)을 크게 밑돌고 있습니다. 3·4중의 중첩 규제도 제약 요소입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수도권 규제,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따른 군사 규제, 그린벨트, 산림·수질·문화재 보존 규제 등 얽힌 규제가 대표적입니다.
 
남북 관계의 변동성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높습니다. 이를 상쇄할 만한 강력한 인센티브가 없이는 민간 자본 유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진단입니다. 특히 현행 정책 체계는 특구 개발에 필요한 동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화경제특구법 제정(2023년 12월) 이후 제1차 기본계획이 마련됐지만 세부 실행 방안에서는 기존 특구들과의 차별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구 조성을 위한 명확한 국비 투입 규모나 재원 조달 계획도 미비합니다. 법령도 재탕 수준입니다. 입주 기업에 제공하는 법인세 감면이나 보조금 혜택 대부분이 평화경제특구만의 독자적인 특례가 아닌 기존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이나 조세특례제한법 등 일반 법령을 그대로 준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추진 체계의 한계성도 있습니다. 주관부처가 통일부와 국토교통부로 이원화돼 있는 데다, 최상위 심의기구인 평화경제특구위원회가 부처 간 규제 갈등이나 재원 배분을 조정할 수 있는 실질적 통제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 11월4일 서울 종로구에 윤석열 정부에서 축소됐던 남북 교류·협력 조직인 남북회담본부가 들어서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정·김영민 부연구위원 등 연구팀은 국비 지원 비율·규모 상향, 법인세·지방세 감면 비율과 기간 확대, 투자기업 대상 보조금·인력 지원 등 현존 국내 특구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언했습니다. 아울러 개발의 최대 걸림돌인 수도권·군사·환경 규제를 특구 지정 구역에 한해 완화하는 규제 특례의 제도화, 남북협력기금 사용을 위한 남북협력기금법 개정, 평화경제특구활성화투자펀드(가칭) 조성도 제안했습니다.
 
이어 “통일부·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산업통상부 등 유관부처 간 협의·조정으로 필요한 지원 제도가 조기에 완비돼야 한다. 국무조정실 등 범정부 조정기능과 연계해 평화경제특구위원회에 통합심의 기능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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