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포니AI 상륙에 자율주행 격전지된 한국…현대차 투트랙 전략 맞불
미·중 자율주행 잇단 국내 상륙
현대차, '실리·자립' 전략 본격화
2026-08-31 14:52:33 2026-08-31 15:18:4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지난 7월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이 국내 상륙한 데 이어, 중국 로보택시 기업 포니AI까지 한국 자율주행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미·중 자율주행 기업이 잇따라 안방을 두드리면서 국내 완성차업계에도 위기감이 번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해외에서 웨이모·모셔널 등에 차량 ‘몸통’을 공급해 실리를 챙기고, 국내에서는 자체 ‘두뇌’를 완성해 기술 종속을 피하는 투트랙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박민우 현대자동차·기아 AVP본부장 사장이 지난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부산모빌리티쇼 보도발표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31일 업계에 따르면, 포니AI와 국내 파트너사 퓨처링크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로보택시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퓨처링크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해 국내 인증을 확보하고 2028년까지 서울에 무인 로보택시 200대를 도입한다는 목표입니다. 포니AI는 2024년 퓨처링크에 자율주행 키트를 넘겼고, 퓨처링크는 이를 현대차 코나에 장착해 2년간 강남에서 8만7000km를 실증 주행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2027년형부터 중국·러시아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부품 탑재 차량 판매를 금지하면서, 바이두·위라이드 등 중국 기업들은 유럽을 거쳐 한국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테슬라도 지난 7월 10일 FSD 경량화 버전을 국내 구형 하드웨어(HW3) 차량 대상으로 출시하며 시장에 먼저 진입했습니다. 미·중 자율주행 기업이 잇따라 한국을 두드리면서 현대차는 해외 실리와 국내 기술 주도권을 동시에 지켜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현대차의 ‘몸통 공급’ 전략은 2024년 8월 인베스터데이에서 공식화됐습니다. 장재훈 사장은 당시 “하드웨어 개발 역량과 제조 경쟁력을 활용해 글로벌 자율주행 리더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현대차는 같은 해 10월 웨이모와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자체 소프트웨어 없이도 차량 플랫폼을 여러 자율주행 기업에 공급해 새 수익원과 공장 가동률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모셔널 로보택시가 라스베가스 거리를 주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국내에서는 다른 전략을 씁니다. 현대차는 지난 26일 ‘2026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엔비디아와 협업해 2028년 첫 SDV 양산 모델에 레벨2+ 기술을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박민우 AVP본부장 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는 현대차·기아·포티투닷·모셔널의 주행 데이터를 연결하는 ‘데이터 플라이휠’ 전략을 소개하며 “동일 구조로 데이터를 쌓는 차량 비중을 얼마나 빨리 늘리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연 700만대 판매 데이터를 앞세워 2033년까지 경쟁사를 추월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자체 기술 첫 적용 모델은 제네시스 G90 페이스리프트로, 레벨2++ 이상 기술이 처음 탑재됩니다. 2028년 SDV 양산 체제를 거쳐 2029년에는 자체 AI '아트리아' 탑재 모델이 나옵니다.
 
국내 자율주행 인프라는 아직 격차가 큽니다. 포니AI는 중국 4개 도시에서 무인택시 1900여 대를 운행하며 누적 1억km를 달렸지만, 국내 무인 자율주행 차량은 132대, 누적 1306만km에 그칩니다. 시범운행지구 55곳 내 정해진 노선에서만 운행이 허용되고, 강남에서도 로보택시 19대가 밤 10시 이후에만 다닙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계 테슬라와 중국계 포니AI가 잇따라 국내 시장을 두드리는 만큼, 현대차의 자체 기술 개발 속도가 향후 자율주행 시장 판도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라며 “정부에서도 규제 완화 등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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