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게임 먼저"…K게임, 퍼블리싱 경쟁 가열
국내 게임사, 자체 개발·퍼블리싱 투 트랙
"게임 고르는 큐레이션 능력, 생존력 좌우"
2026-08-31 16:02:12 2026-08-31 16:09:41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직접 게임을 만드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될 게임'을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자체 개발만 고집하지 않고, 외부 개발사 투자와 퍼블리싱을 통해 유망 지식재산권(IP)을 선점하고 신작 포트폴리오를 넓혀 위험을 낮추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는 겁니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투자시장에서 초기 단계 투자는 위축되는 반면, 인수합병(M&A)은 활발해지는 것이 최근 추세로 나타났습니다. 게임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트게임(InvestGame)과 어리엄앤코(Aream & Co.)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게임업계 민간투자는 8억달러, 101건으로 집계됐는데요. 초기 단계 투자는 43건으로 최근 수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인 반면, M&A는 52건, 77억달러로 코로나19 이후 가장 활발했습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자체 개발 라인업만으로는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본 전략일 것"이라며 "국내외 유망 인디·중소 스튜디오를 조기에 선점해 지분 투자와 퍼블리싱 연합 전선 구축에 공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크래프톤은 '게임스컴 2026'에서 PUBG 스튜디오 산하 스튜디오가 개발한 'NO LAW'(위)와 외부 스튜디오가 개발하는 'TARAE: The Unbound'(아래)를 동시에 선보였다. (사진=크래프톤)
 
실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외부 개발사와 손잡고 신규 IP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크래프톤이 이번 게임스컴 2026에서 공개한 라인업이 대표적입니다. 'PUBG: DED.NET'과 'NO LAW'는 자체·계열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Project ZETA', 'Age Twisters', 'TARAE: The Unbound'는 외부 스튜디오가 개발해 크래프톤이 퍼블리싱합니다. 한 행사에서 자체·계열 스튜디오 개발작과 외부 개발사의 퍼블리싱 작품을 함께 선보인 겁니다.
 
엔씨도 자체 개발과 퍼블리싱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공식화했습니다. 현재 자체 개발작 10종 이상과 퍼블리싱작 6종 이상의 신작을 확보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디나미스 원과 덱사스튜디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양사가 개발 중인 신규 IP의 퍼블리싱권도 확보했습니다.
 
외부 개발사와의 협업은 기존에 경험이 적은 장르로 진입하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예 안 하던 장르는 전문 개발사들 및 전문 인력들을 통해 확보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모든 장르의 개발 조직을 내부에서 새롭게 꾸리는 대신 이미 경험을 쌓은 외부 개발사의 전문성을 활용해 영역을 넓히는 겁니다.
 
스마일게이트는 개발 단계부터 외부 IP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댄 하우저가 설립한 업서드 벤처스에 투자한 데 이어 이 회사의 IP 'A better paradise'를 기반으로 한 AAA 신작의 개발비를 지원하고 글로벌 퍼블리싱도 맡았습니다. 완성된 게임의 판권 확보에 그치지 않고 개발 단계부터 파트너십을 구축한 사례입니다.
 
이 같은 전략은 흥행 산업 특유의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대형 게임 하나에 수년간 막대한 개발비를 투입해도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여러 외부 개발사와 협업해 신작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방식입니다. 김 교수는 이를 "흥행 산업이 갖는 리스크를 경감하면서 실리를 추구하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향후에는 어떤 게임과 개발사를 선택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입니다. 김 교수는 "흥행 산업의 퍼블리싱은 단순한 자본 투입 외에 게임을 고르는 '큐레이션' 능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며 "글로벌 유저 데이터 마이닝과 AI 기반 현지화 역량, 잠재력 있는 원석을 가공해 내는 선구안과 라이브 서비스 운영 능력이 향후 게임사의 생존력을 좌우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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