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무적 판단은 내가" 질책 뒤…대왕고래 시추 '강행'
검증 없이 대왕고래 시추 일정 '임기 내' 변경
2026-09-16 16:24:39 2026-09-16 17:00:44
윤석열씨가 2024년 6월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첫 국정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씨.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진석 전 비서실장, 성태윤 전 정책실장,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 이기정 전 의전비서관.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윤석열정부의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이 0.000218%(약 46만분의 1)라는 희박한 성공 가능성에도 무리하게 추진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윤석열정부는 '삼성전자 시총의 5배'라며 대박을 언급했지만, 이미 사업의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내부 우려에도 윤석열씨는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질책하며 시추 일정을 임기 내로 앞당기라고 요구했습니다. 
  
감사원은 16일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관련 공익감사청구' 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대국민 발표부터 시추 계획까지 윤씨가 적극적으로 관여했습니다. 석유공사는 2023년 10월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과 관련한 유망성 평가 용역 결과를 산업부에 보고했습니다. 보고서에는 탐사 성공률이 20% 내외라는 부분이 적시됐고, 35억~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 부존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추가 분석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최대 140억배럴이라는 계산은 대왕고래 등 7개 유망 구조별 최댓값을 단순 합산한 것인데, 해당 확률은 0.0002%였습니다.
 
안덕근 당시 산업부 장관은 예산 협조 등을 이유로 해당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보고했고, 보고 과정에서 탐사 성공 가능성이 상당히 불확실한 만큼 대외 홍보를 자제할 것을 건의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보고를 거치며 사업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산업부 장관의 대통령 대면 보고와 대국민 발표 방침이 결정된 겁니다. 이날 산업부는 시추 확인 없는 탐사 자원량을 공개할 경우 과도한 기대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윤씨는 산업부 보고를 받은 뒤 "당장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참모진이 준비 등을 이유로 만류하면서 이튿날 발표로 미뤄졌습니다.
 
시추 계획 수립에도 윤씨의 개입이 있었습니다. 산업부는 2024년 9월, 대통령실에 2024~2026년 3개 공을 석유공사가 단독 시추하고 2028~2029년 나머지 2개 공을 시추하는 계획을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윤씨의 임기인 2027년 5월까지 시추 계획을 앞당기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산업부가 2028년 1분기 완료로 수정하며 '일정 관련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윤씨는 "정무적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라고 질책하며 재시정을 요구했습니다. 결국 산업부는 무리한 일정이라는 판단에도 불구하고 2026년까지 1개 공을 제외한 4개 공을 추가 시추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습니다. 우선 용역 결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없었습니다. 석유공사는 분석 방법의 적절성만 확인해 기본계획을 수립했습니다. 투자 리스크 위원회 및 이사회의 심의·의결도 없이 시추선 용선 용역을 발주하는 등 관련 절차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유망성 평가 업체를 선정할 때도 국가계약법을 위반, 일부 업체를 임의로 선정한 뒤 입찰을 실시했습니다. 사업 유망성 평가를 진행한 '1인 기업' 액트지오 선정 과정에 문제가 발견된 겁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