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지난해 1월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가상자산 투자소득 과세 유예 시점이 올해 말로 종료됩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주식시장과의 형평성, 인프라 미비 등을 이유로 한 차례 더 과세 시점을 미뤄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예정대로 내년 1월 시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과세가 본격화되면 국내 거래소에서는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요, 소위 '코인주'로 불리는 국내 관련 주식 종목들 역시 제한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2년 더 유예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최근 동의자 5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국민동의청원은 공개 후 30일 이내 5만명 이상이 동의하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됩니다. 해당 청원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심사 대상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청원에서 투자자들은 현행 과세 체계가 가상자산 거래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복수의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탈중앙화금융(DeFi) 서비스 등을 오가는 거래에서 취득가액과 양도차익을 일관되게 산정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가상자산 투자소득 과세를 추가 유예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최근 동의자 5만명을 넘어섰다. (사진=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 캡처)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비슷한 이유를 들며 2년 유예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사업자별로 내부 데이터 구조가 다르고 원화 입출금 내역 외에 온체인 지갑 주소, 가상자산별 보유 수량, 분할 체결 내역, 하드포크·에어드롭 등 가상자산 특유위 복잡한 데이터가 존재해 이를 자동으로 규격화·연계 제출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로 상장주식 소액주주의 양도차익에는 과세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상자산 소득에만 과세가 이뤄질 경우 자산 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상자산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손실 이월공제가 적용되지 않아 장기 투자 과정에서 누적 손실 상태임에도 특정 연도의 수익에만 과세가 이뤄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꼬집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과세 시행 원칙을 우위에 두고 있습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에 따라야 한다는 이유에섭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5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가상자산 과세는 시간을 상당히 미뤄놓은 상황"이라며 "지금 출발하는 것이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과세 유예가 필요하지 않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는 "통계를 점검해 보니 전체의 85%가 보유한 자산 규모가 500만원이 안 된다"며 "500만원이 안 되면 올해 말 기준으로 의제취득가액으로 기초가격으로 할 수도 있고 이미 올해 가격부터 추가로 번 돈에 대해서만 과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만약 취득가액을 증명하지 못해 별도의 가격을 발견하기 어려우면 번 돈의 50%까지 필요경비로 인정한다"며 "기본공제금액이 250만원인 만큼, 이분들은 대체로 면세점에 있거나 세 부담이 미미할 것으로 본다"고도 부연했습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후보가 1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무위원후보자(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이형일)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과세가 시작되면 국내 거래소에서의 투자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내다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롭게 세금이 부과되는 것이다보니 시장이 경직될 수밖에 없다"며 "해외 거래소로 자금이 이탈하는 경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앙현경 iM증권 애널리스트도 "내년 가상자산 과세가 시행되면 관련주들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작년 하반기부터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깎이다보니 업계에서 우려를 전하고 있지만, 당국 입장에서는 유예를 더 해야 할 유인이 크게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과세 시행 확정 유무를 좀 더 지켜봐야 겠지만 긍정적 재료는 아니다"라고 짚었습니다.
이들 종목 움직임에는 가상자산 과세 여부 보다는 미국 상원에서의 '클래리티 법안' 부결이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양 애널리스트는 "과세 이슈는 이미 노출된 재료였고, 이날에는 클래리티 법안이 통과가 안 되면서 투심이 악화된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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