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차이나 쇼크’ 막으려는 유럽…‘3+1’ 공장으로 파고드는 BYD
대중 무역적자 하루 10억유로
EU “가용한 모든 수단 총동원”
2026-09-17 14:53:00 2026-09-17 15:14:13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발 공급 확대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가 오히려 유럽 내 생산기지를 늘리는 전략을 꺼내 들었습니다. EU가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예고한 날, BYD는 장기적으로 유럽에 완성차 조립공장 3곳과 배터리공장 1곳이 필요하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관세장벽에 맞서 수출 중심에서 현지생산으로 유럽 공략 방식을 바꾸는 모습입니다.
 
중국 동부 장쑤성 쑤저우항에서 BYD 차량과 픽업트럭을 수출하기 위해 선적을 앞둔 자동차 운반선 ‘BYD 창저우’호가 부두로 이동하고 있다. BYD는 유럽 내 생산기지를 늘리는 전략을 꺼내 들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17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알프레도 알타빌라 BYD 유럽 특별고문은 전날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행사에서 “장기적으로 조립공장 3곳과 배터리공장 1곳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럽 내 판매 확대에 필요한 생산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EU 규정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BYD는 현재 헝가리 세게드에 첫 유럽 승용차 공장을 마련하고 생산을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두 번째 생산 거점은 올해 말까지 결정할 예정입니다. 새 공장을 처음부터 짓기보다 기존 생산시설을 인수해 개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스페인과 프랑스 등이 후보지로 거론됩니다.
 
현지화 범위는 승용차에 그치지 않습니다. 스텔라 리 BYD 수석부사장 겸 글로벌 사업 총괄은 지난 14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AA에서 내년 유럽에 첫 대형 전기트럭을 출시하고 향후 현지생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는 “장기적으로 유럽에서 판매하는 모든 것을 이곳에서 현지생산할 것”이라며 “우리는 유럽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BYD가 현지생산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EU의 대중국 견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유럽 상용차 업체들은 중국산 전기트럭에도 유사한 관세를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리 부사장은 관세에 대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현지생산을 확대할 때까지 받는 단기적인 압박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U의 대중국 압박은 한층 거세질 전망입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6일 유럽의회 국정 연설에서 지난해 EU의 대중 상품무역 적자가 하루 평균 10억유로에 달했다며 무역 불균형이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중국발 공급 확대에 따른 탈산업화를 거론하며 유럽이 이미 ‘제2의 차이나 쇼크’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의 관계를 재균형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며 “말도 중요하지만 행동은 더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중국에 대한 핵심 광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도 예고했습니다.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원자재를 긴급 조달하고 비축하기 위한 새로운 기구를 설립해 EU 27개 회원국의 원자재 확보를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EU가 관세와 공급망 정책으로 중국산 제품의 유입을 견제하는 사이 BYD의 대응은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을 유럽으로 수출하는 방식에서 유럽 내부에 생산망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승용차 조립을 시작으로 상용차와 배터리까지 현지생산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입니다. BYD 측도 유럽 생산 확대가 성장 목표뿐 아니라 현지 규정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유럽에 생산 기반을 갖춘 현대차·기아에도 경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체코, 기아는 슬로바키아에 생산 거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BYD의 현지생산 확대가 본격화하면 중국에서 수입되는 차량과의 경쟁을 넘어 유럽 현지 생산업체 간 가격과 공급망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