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DX 노조, 이재용 자택 앞 집회…“무너진 건 통장 아닌 자존심”
이재용 자택 인근 집회…한남동 릴레이 농성 돌입
“DX도 같은 삼성”…경영진 직접 대화·공동교섭 요구
삼성 “올해 임단협 이미 마무리…뒤늦은 집단행동”
2026-09-18 19:21:51 2026-09-18 19:25:31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최대 노동조합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경영진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했습니다. 수원사업장과 서초사옥,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이어 한남동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입니다. 노조는 이 회장과의 직접 대화와 함께 향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DX 구성원의 목소리를 반영할 공동교섭 구조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박창욱 기자)
 
18일 오후 동행노조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 회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동행노조 측은 “7월 수원, 8월 서초 집회와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고를 통해 직원들의 고통을 전하고 소통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며 “그래서 오늘 한남까지 왔다”고 했습니다.
 
노조가 회사 사업장이 아닌 이 회장 자택 인근까지 찾아간 것도 경영진과 직접 대화하기 위해서입니다. 곽혁준 동행노조 홍보국장은 “수원과 서초에서 집회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소통 공간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경영진이 대화에 나섰다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조가 요구하는 핵심은 DX의 교섭권 보장입니다. 지난 5월 임금협상에서 DX 구성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입니다. 이날 민봉기 동행노조 법률국장은 “5월 임금 교섭에 DX는 없었다. 우리의 실적과 밤샘은 남았지만 보상표에는 우리가 없었다”며 “무너진 것은 우리의 통장이 아니라 자존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2027년 공동교섭단을 구성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디바이스솔루션(DS) 직원 중심으로 조직 재편을 추진하는 것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다만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와 결별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이용훈 동행노조 복지국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는 ‘원삼성’, 하나의 삼성”이라며 다음 임금교섭까지 공동교섭을 위한 조율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DX부문의 경영 상황을 둘러싼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노조는 제품 판매와 매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수익성이 악화하고 비용 절감과 인력 효율화 압박이 이어지는 데 대해 경영진이 설명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 국장은 “회사는 올해 초부터 비용 효율화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회사는 아니라지만 현장에서는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체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동행노조 조합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영정 형태의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박창욱 기자)
 
노조가 이른바 ‘의도된 적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동행노조는 내부 관리회계와 비용 배분 등에 따라 사업부별 손익이 달라질 수 있다며 DX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보상을 제한하는 경영 논리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국장은 “회사가 특정 부문에 이익을 몰아주거나 특정 부문을 적자로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분리된 재원이라는 표현으로 DX 임직원에게 보상하지 않으려는 것 아닌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된 ‘자사주 1000주 지급 요구’에 대해서는 실제 1000주 지급 자체가 목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 국장은 과거 DX가 창출한 초과이익의 투자 기여도를 고려해 산출한 수치라며 “1000주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회사가 합리적인 산식으로 기여도를 제시하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했습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 등이 임직원 개인정보와 노조 가입 여부 등을 부적절하게 수집·관리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에 대해서도 사실관계 규명을 요구했습니다. 동행노조는 앞서 엄벌탄원서 1만5000건 이상을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동행노조는 경영진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대화 테이블이 마련될 때까지 자택 인근에서 무기한 농성 집회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이 국장은 “대화 테이블이 갖춰지고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면 그 시점을 농성 종료 시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이번 집회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올해 임단협은 이미 마무리된 상황”이라며 “관련 요구는 당시 교섭 과정에서 논의됐어야 할 사안으로, 현시점에서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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