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바다없는 내륙에 뜬 '디지털 오션'
국립청주해양과학관 '29일 개관'
연면적 1만4980㎡…생생 현장 탐방
1100만 내륙 주민, 해양 문화 거점
수족관 없다고?…디지털 오션 '감동'
"개관과 함께 풀어야할 과제도"
2026-09-29 15:10:33 ㅣ 2026-09-29 15:19:37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바다가 없는 내륙인 충북 청주에 조선시대의 대표적 수군 군선인 ‘판옥선’과 웅장한 바다의 ‘파도’를 모티브로 한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축구장 2개를 합친 것보다 조금 더 넓은 규모의 국립청주해양과학관. 총사업비 983억원을 투입한 이 시설은 바다를 접하기 어려웠던 1100만 내륙권 주민들에게 해양과학의 정수를 선보이는 핵심 거점입니다.
 
 
해양수산부는 내륙 지역 국립 해양 문화시설인 국립청주해양과학관의 개관식을 열고 30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국립청주해양과학관)
 
 
1100만 내륙 ‘해양 문화’ 거점 개관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지구 표면의 70%, 생물의 80%가 살아가는 바다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탐방이 시작됩니다. 가장 먼저 발길이 닿는 곳은 기후변화와 해양 바이오 기술을 다루는 공간입니다. 스마트 테이블 메뉴판에 명태국을 주문하자 “주문하신 맑은 명태국이 나왔습니다”라는 음성과 달리 텅 빈 접시를 볼 수 있습니다.
 
바닷물 온도가 1도 오르면 생물이 죽기 시작하고 3도 오르면 50%가 소멸한다는 사실을 스마트 테이블 체험을 통해 전달됩니다. 이어지는 해양 바이오 존에서는 홍합이 바위에 붙을 때 사용하는 족사 성분 등 의료용 봉합 접착제 체험도 볼 수 있습니다.
 
해양공학 존으로 이동하면 배 유선형 구조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중요성이 강조된 선박 평형수, 복원성 원리를 배울 수 있습니다. 평형수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흔들림 차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등 해양 안전 교육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심해 탐사 코너에서는 전자기파가 통하지 않는 바닷속 음파(소나)의 지형 탐사 원리와 관람객이 직접 항해사나 잠수정 조종사가 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이 마련돼 있습니다.
 
특히 엑스박스(Xbox) 패드 기반의 조정관을 활용해 수심 1500~2000m 심해 흡혈 오징어 등을 채집하는 게임 코너는 관람객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요소입니다. 미래 해저 거주 공간을 재현한 해저기지 시스템 존에는 감압 챔버와 공기질 제어 장치, 해수 담수화 시설이 눈길을 끕니다. 
 
 
해양수산부는 내륙 지역 최초의 국립 해양 문화시설인 국립청주해양과학관 개관식을 열고 30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수족관이 없는 아쿠아리움?
 
이와 함께 해양 내비게이션 시스템 운영자, 해양 기상 전문가 등 10가지 미래 해양 직업을 퀴즈로 알아보는 진로 체험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특히 이 곳의 하이라이트인 디지털 아쿠아리움 존에 들어서면 대형 생물 수족관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감탄사’로 바뀝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자문을 받아 42종의 수산 생물과 서식지를 완벽히 구현한 ‘디지털 오션’은 수심 변화에 맞춰 바닥이 반응하고 거울 벽면은 입체감을 극대화했습니다. 실제 2000m 심해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몰입감은 압도적입니다.
 
현장 관계자는 “직접 보시지 않고 생물 수족관이 없는 것에 물음표를 던지시는 분들이 많으셨다. 하지만 직접 현장을 본 후 최첨단 실감 영상과 미디어월만으로도 충분히 생동감 넘치는 해양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오감 만족 체험 공간도 돋보입니다. 지하 1층 갯벌 놀이터에서는 유압식 크레인 손잡이로 광물을 채굴하고 점토를 파내면 스크린에 개지렁이 등 갯벌 생물이 나타나는 인터랙티브 샌드 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1층 어린이해양체험관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바코드 스캐너로 친환경 장보기를 체험하거나 문어 그물망 정글짐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개관을 기념해 열리는 특별 기획전 <시작, 새로운 물결>도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5억년 전 지구에 등장해 수많은 대멸종을 견뎌낸 해파리의 신비로운 생명력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뼈와 뇌, 심장이 없음에도 생존해 온 해파리의 희귀 화석과 독특한 신체 구조, 몸을 다시 어린 상태로 되돌리는 작은보호탑해파리의 역변태 과정 등을 다채롭게 풀어냈습니다. 
 
100만 분의 1초 만에 발사되는 독침 반응 속도를 직접 체험해보는 코너와 함께 보름달물해파리, 말레이원양해파리, 업사이드다운해파리 등 실제 살아있는 해파리들을 관람할 수 있어 디지털 위주의 상설 전시를 보완하고 있습니다.
 
 
29일 내륙 지역 국립 해양 문화시설인 국립청주해양과학관 내 디지털 아쿠아리움 존에 42종의 수산 생물과 서식지를 완벽히 구현한 ‘디지털 오션’이 구현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내륙 해양 시대의 개막과 과제
 
하지만 개관과 함께 풀어야할 과제도 출발점에 있습니다. 우선적으로는 첨단 디지털 장비와 실감 미디어 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유지 관리입니다. 실제 생물 수족관 대신 도입한 디지털 아쿠아리움과 대형 미디어월은 초기의 압도적인 시각적 효과와 몰입감을 선사하지만 관람객의 재방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영상 리뉴얼과 최신 인공지능(AI)·정보통신(IT) 기술 업데이트가 필수적입니다. 
 
연간 90억원 안팎의 운영 예산 중 인건비와 시설 유지관리비를 제외하면 신규 콘텐츠 제작비 확보가 만만치 않은 것도 현실입니다. 전시운영·시설관리 등을 담당하는 용역인력의 전문성 확보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해양 바이오·공학 코너에 실물 모형·체험형 교구재도 지속 보강해야하는 숙제도 안고 있습니다.
 
이 와 관련해 남기헌 관장은 국립청주해양과학관의 모습이 ‘완성된 시설’보다 계속 진화하는 과학관에 가깝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조직 안정화, 또 조직의 실질화가 우선이다. 실질적 그러니까 예측한 상태에서 조직을 꾸렸기 때문에 이제 경험하면서 조직 개편 관련 등 정리해야 될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또 하나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이다. 어떤 지역사회와 어떤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방,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제가 평생해온 것처럼 시민사회와의 협력 거버넌스 체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국립청주해양과학관은 연안과 내륙의 경계를 넘어 국민 모두가 함께 해양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관”이라며 “과학관이 내륙 해양 교육의 거점으로 자리 잡고 더 많은 미래 세대가 바다를 배우고 탐구해 해양 인재로 성장해 나가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청주=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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