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 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국내 주택시장이 얼어붙었지만 반도체 공장과 원전 수주로 방향키를 잡은 대형 건설사들의 실적 기대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대형 건설사들은 공사비와 인건비가 크게 오르자 저마진 주택 사업에 무리하게 뛰어들기보다, 선제적으로 새로운 먹거리에 눈을 돌렸습니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건설공사 계약액(80조9000억원) 가운데 산업설비 부문이 12조1000억원으로 128.4% 급증하며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민간 건설공사 계약액(59조6000억원) 중 반도체 생산시설 사업 영향으로 민간 토목 계약은 13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8.3% 급증했습니다.
이런 흐름은 민간 건설사 수주 사례에서도 확인됩니다. 이날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1공구 시공권을 8686억원에 따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업은 용인 국가산단 전체 부지의 약 44%에 달하는 핵심 구역 조성 공사로, 올해 발주된 공공 건설공사 가운데 최대 규모로 꼽힙니다. 건설업계는 최근 반도체·원전 등 국가전략산업과 맞물린 대형 발주가 잇따른 가운데 단일 토목 사업장 규모가 이렇게 커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합니다.
삼성물산은 상반기 하이테크 부문에서만 6조4000억원을 수주해 연초 목표(6조8000억원)를 조기에 채웠습니다. SK에코플랜트도 올 6월 말 기준 SK하이닉스 관련 사업 4건에서 9조4214억원 규모의 계약 잔액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E&A도 첨단산업 부문에서 상반기에만 2조4000억원을 수주하며 연간 목표 상향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미 발표된 것처럼 SK하이닉스의 용인 클러스터 1기 팹 완공 21조6000억원 추가 투자 등이 예정돼 있어, 관련 건설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에는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여력이 되는 중견사들도 반도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습니다.
원전에서는 현대건설의 움직임이 두드러집니다. 현대건설이 본계약을 추진 중인 미국 팰리세이즈 SMR과 페르미 대형원전 4기,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7·8호기 등 세 프로젝트를 합치면 약 300억달러, 우리 돈 44조6000억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삼성물산도 원전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습니다. 올해 수주 목표를 23조5000억원으로 잡아 전년 목표(19조6000억원)보다 크게 높였습니다.
현재 대우건설은 원전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시공 계약을 두고 연말을 목표로 한국수력원자력과 막바지 협의를 벌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모잠비크 로부마 LNG 액화플랜트 EPC 낙찰의향서(LOI)까지 받으면서, 플랜트 수주 목표를 올해 초 18조원에서 27조원까지 재차 높였습니다.
시장에서도 건설업계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8월 주택시장이 무너진 가운데서도 비주택 부문의 수주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건설업 투자 의견을 '긍정적'으로 유지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건설업이 반도체·데이터센터·원전·LNG 등 전 공종에 걸친 비주택 수주가 호황기에 진입했다"며 "향후 2~3년간 지속할 강력한 수주 랠리가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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