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판 잡아라…삼성전기·LG이노텍, 베트남 증설 승부수
삼성·LG, 베트남에 29억달러 투자
AI 수요에 매출·가동률 동반 상승
국내·베트남 역할 나눠 수요 대응
2026-10-02 15:09:09 ㅣ 2026-10-02 15:09:09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부가 반도체 기판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삼성전기(009150)와 LG이노텍(011070)이 생산능력(캐파)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고객사들의 물량 확대 요청에 맞춰 양사가 베트남 생산기지에 계획한 투자 규모만 총 28억5000만달러(약 4조원)에 달하는 등 중장기 AI 기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증설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입니다.
 
베트남 하이퐁에 위치한 LG이노텍 V3 공장 전경. (사진=LG이노텍)
 
2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LG이노텍은 1일(현지시각) 베트남 하이퐁에서 생산법인 설립 10주년 기념식을 열고 그간의 성과를 공유했습니다. 2016년 5억5000만달러로 출발한 하이퐁 법인의 투자 규모는 현재 20억5000만달러로 약 4배 늘었다는 설명입니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행사에서 하이퐁 법인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새로운 공장과 생산 분야를 추가하며 향후 10년간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LG이노텍은 지난 7월부터 하이퐁에 9만8000평(약 33만㎡) 규모의 반도체 기판 공장을 증설하고 있습니다. 내년 5월 준공할 예정으로, 초기 투자 규모는 10억달러 수준입니다. 이곳에서는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를 비롯해 FC-CSP(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 RF-SiP(무선주파수 시스템인패키지) 등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삼성전기 역시 최근 베트남 생산법인에 2조5100억원(약 18억5000만달러)을 투자해 FC-BGA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종사업장에 투입하는 4조2700억원까지 합하면 신규 FC-BGA 투자 규모는 총 6조7800억원에 달합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와 고성능컴퓨팅(HPC) 시장 성장에 따라 FC-BGA의 대면적·고다층화가 빨라지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사가 베트남을 증설 거점으로 택한 데는 기존 현지 생산 인프라와 원가 경쟁력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양사 모두 베트남에서 장기간 생산법인을 운영하며 현지 공급망을 구축해 온 만큼, 기존 기반을 활용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늘어나는 글로벌 물량에 대응한다는 전략입니다.
 
베트남 타이응우옌성에 위치한 삼성전기 베트남 생산법인 전경. (사진=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징용 기판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스마크는 글로벌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이 지난해 149억달러에서 올해 192억달러로 28.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30년에는 296억달러로 확대돼 2025~2030년 연평균 성장률이 14.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 성장에 힘입어 양사의 반도체 기판 매출도 증가세입니다.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 사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93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습니다.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의 상반기 매출도 1조4966억원으로 같은 기간 40.7% 늘었습니다.
 
이에 생산라인 가동률도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LG이노텍의 반도체 기판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80.8%에서 올해 상반기 94.0%로 상승했습니다. 삼성전기도 지난해 약 70%였던 패키지 기판 가동률이 올해 상반기 89%까지 증가했습니다.
 
양사는 국내외 생산거점의 역할을 나눠 늘어나는 반도체 기판 물량에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LG이노텍은 구미사업장을 신기술과 신모델·고부가 제품을 담당하는 ‘마더 팩토리’로 두고 베트남에서는 범용 제품을 양산합니다. 이를 통해 패키지솔루션 사업을 2030년 매출 3조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목표입니다. 삼성전기는 세종을 고부가·고난도 제품 양산 거점으로, 베트남을 글로벌 물량 대응과 생산 효율성 강화를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 수요 증가로 반도체 기판의 장기 물량을 확보하려는 고객들의 요구가 늘고 있다”면서 “증설 비용 일부를 지원해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을 제안할 정도로 공급이 제한적이라 중장기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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