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신기원…글로벌 기업 ‘1위’
3분기 영업익, 지난해 전체 실적 압도
4개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익 ‘신기록’
‘메모리’ 독주 계속…4분기도 질풍가도
2026-10-08 14:14:05 ㅣ 2026-10-08 14:18:23
[뉴스토마토 배덕훈·박창욱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한국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의 막을 열었습니다. 이는 엔비디아, 애플,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훌쩍 뛰어넘는 전세계 1위 기록입니다. 이 같은 실적을 이끈 것은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과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실적 행진을 이어간 끝에, 작년 전체 영업이익의 두 배가 넘는 규모를 한 분기 만에 거두면서 ‘메모리 반도체’ 파워를 입증했습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호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의 올해 누적 실적 규모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8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습니다. 매출은 195조원으로 같은 기간 126.6% 늘어났습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0.0%, 매출은 13.7% 증가한 규모입니다.
 
특히 이번 영업이익은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되는 성과급 충당금을 제외하고서도 분기 기준 100조원을 넘긴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기록한 연간 영업이익 43조6000억원을 압도하는 규모입니다. 불과 한 개 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실적의 2.5배가량을 거둔 것으로, 3분기(92일) 동안 하루 평균 약 1조1674억원을 벌어 들인 셈입니다. 또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3조8000억원, 영업익 20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이래 4개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익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AI 반도체 호황의 최대 수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제치고 영업익 ‘1위’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익 100조원’ 돌파 기록은 한국기업 사상 최초입니다. 엔비디아,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포함해도 최초의 기록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인 아람코 만이 지난 2022년 2분기 영업이익 86억달러(약 116조원)를 기록한 바 있는데, 민간 기업 중에서는 100조원 영업이익은 처음입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비디아는 2분기 영업이익 637억달러(85조4000억원), 애플은 509억달러(68조2000억원)라는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익 기록을 세운 바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710억달러(95조원)로 추정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규모에서 전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부문별·사업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같은 역대급 기록은 반도체(DS) 부문, 특히 메모리 사업부가 홀로 견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AI 열풍에 따른 글로벌 패권 경쟁으로 메모리 수요가 크게 늘어난 까닭입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서버용 D램과 낸드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공급 부족까지 겹치면서 메모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도 실적 상승에 주요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됩니다.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와 HBM4 출하 본격화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이 높아진 점도 수익성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힙니다.
 
지난 1년 간 삼성전자 실적 추이 (그래픽=챗GPT)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DS 부문이 전사 영업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거나 이를 웃돌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당사의 최근 전망치 대비 메모리에서 2조2000억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급격한 원화 강세로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조성됐음에도, 업계 평균을 웃도는 견조한 판매가격 정책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증권가에서는 DS 부문 영업이익률이 70%대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HBM과 범용 제품을 아우르는 D램 부문은 80%를 웃돌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실적 고점 아직…4분기도 밝다
 
삼성전자의 기념비적인 실적 성장세가 4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사이에서 ‘AI 속도 조절론’이 제기됐지만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가열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추세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점쳐집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15%, 낸드는 15~20%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을 114조9000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 범용 D램과 낸드의 가격 협상 환경이 공급업체에 유리하게 이어지면서 메모리 가격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입니다. 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함께 보유하고 있어 AI 반도체 고객에게 다양한 제품을 일괄 공급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이 같은 사업 구조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쟁사보다 차별화된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의 올해 누적 실적 규모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1~3분기에만 누적 영업이익이 254조원에 달하면서, 연간 350조원을 달성할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이번 실적은 D램과 낸드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HBM이 꾸준히 높은 수익성을 만들어낸 영향이 크다”면서 “향후 HBM4 공급이 확대되고 가격도 기존 제품 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커 내년 상반기까지는 높은 수익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출하한 HBM4E 12단 제품 모습. (사진=삼성전자)
 
다만,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추격과 HBM 경쟁 심화, 그리고 원화 강세 등은 역대급 실적 행진에 변수로 꼽힙니다. 특히 메모리 가격 상승은 반도체 사업에는 호재로 작용하지만 메모리를 구매해야 하는 완제품 사업에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는 탓에, 모바일·가전 등 DX 부문의 원가 부담이 커지는 점은 가장 큰 악재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적자와 DX 부문의 원가 상승, 성과급 등 비용 요인이 전사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다만 HBM을 포함한 메모리 부문의 이익 규모가 워낙 큰 만큼 다른 사업부의 부진과 비용 증가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배덕훈·박창욱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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