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이마트, 롯데마트 등 주요 경쟁사들이 연말 대목을 앞두고 대규모 할인 행사 준비로 사활을 걸고 있는 반면,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홈플러스는 심각한 자금난과 납품 거래 차질로 인해 성수기 추가 행사 계획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지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신 거래가 막혀 매입 단계부터 현금을 지급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와 매출 부진이 맞물리면서 행사 물량 확보는커녕 영업 회복마저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고래잇 페스타', 롯데마트는 '통큰데이'를 앞세워 4분기 연말 할인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말은 소비 수요가 집중되는 대형마트 성수기인 만큼 행사 상품을 확보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여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할인 행사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려면 사전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야 하지만, 홈플러스는 자금 사정과 납품 여건 탓에 추가 행사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소비자 결제 지표에서도 경쟁사와의 격차가 나타납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연휴 전후 2주간 홈플러스의 추정 카드 결제액은 40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이마트는 5131억원, 롯데마트는 186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홈플러스의 결제액은 이마트의 약 8%, 롯데마트의 약 22% 수준입니다. 추정 카드 결제액이 전체 매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쟁사와 비교해 결제 규모가 뒤처진 상황입니다.
긴급운영자금 확보에도 상품 조달 정상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2000억원 지원에도 납품업체와의 여신 거래가 재개되지 않고 현금거래만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대표는 당초 여신 거래를 통해 재고를 늘리고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현금거래만 가능해 매출 증가에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납품업체와의 거래가 현금거래 위주로 이뤄지면 상품 확보에 필요한 자금 부담이 커집니다. 상품을 공급받은 뒤 대금을 지급하는 여신 거래와 달리 매입 단계에서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상품 조달에 자금이 묶이면 행사 물량을 확보하거나 할인 행사를 준비하는 데도 제약이 따릅니다. 매출 부진으로 가용 자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상품 조달까지 어려워지면서 영업 회복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조 대표는 국감에서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계획대로 인수합병(M&A)이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자가 점포 19곳 매각도 정상화 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방안이 실제 상품 조달과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납품업체와의 거래 정상화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연말 할인 행사로 소비자 공략에 나서는 가운데 홈플러스는 추가 행사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채 상품 조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납품 거래 정상화와 상품 확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할인 행사를 통한 매출 회복도 쉽지 않습니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홈플러스가 상품 조달과 가격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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