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로 국내 경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성장 온기가 고용시장에는 고루 퍼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창 일할 나이의 청년층 일자리 사정은 더욱 악화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심지어 청년 기준을 기존 29세에서 34세까지 넓혀도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더했습니다. 정부는 고용 한파에 민간·공공 일자리 창출 등은 담은 '국민일자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청년층 등의 고용 여건이 나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9월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5년7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어든 가운데, 16일 서울의 한 식당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출 호조에 제조업 일자리 ↑…내수 부진에 숙박·음식점업 ↓
국가데이터처가 16일 발표한 '2026년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926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3000명 늘었습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중동 전쟁 여파로 지난 5월 4만명 감소를 기록한 뒤 7월(10만8000명)부터 10만명대로 올라섰습니다. 이후 8월(18만4000명)에 이어 석 달 연속 10만명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증가 폭은 전달보다 둔화했습니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20만7000명 늘며 전체 고용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이어 운수창고업(5만4000명), 금융·보험업(3만2000명)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제조업 취업자 수로, 1만 6000명 늘었습니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늘어난 것은 2024년 6월 이후 27개월 만입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수출이 급증한 영향이 산업 전반으로 퍼지면서 제조업의 일자리 확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내수 부진 여파로 숙박 및 음식점업(-9만7000명), 농림어업(-9만4000명), 건설업(-4만8000명) 등은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가 25만3000명 늘어난 반면, 임시근로자(-8만1000명)와 일용근로자(-5만5000명)는 줄었습니다.
한파 몰아치는 청년 고용…정부 '국민일자리 프로젝트' 추진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의 고용 악화가 두드러집니다. 지난달 15~29세 취업자 수는 341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4만7000명 감소했습니다. 고용률은 1.1%포인트 하락한 44.05%로, 29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9월 기준으로는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특히 정부는 이달부터 청년고용촉진특별법상 청년 연령이 15~29세에서 15~34세로 확대됨에 따라 새 기준에 따른 고용 지표도 추가로 공표했는데, 이 기준으로 봐도 청년층의 고용 사정은 악화했습니다. 실제 지난달 15~34세 취업자는 641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8000명 줄었고, 고용률은 56.1%로 0.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새로 포함된 30~34세 취업자가 4만9000명 늘면서 감소 폭을 일부 상쇄했지만, 청년층 전체의 고용 부진을 되돌리지는 못한 것입니다.
현재 고용시장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호황에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지고 세수 증가로 나라곳간이 넘쳐나고 있지만 고용시장엔 온기가 퍼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경부는 이날 '2026년 10월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 증가하고 투자가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비는 완만하게 개선되는 등 견조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하며 '견조한 경기 회복 흐름'이라는 표현을 재차 사용했습니다. 그만큼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장세가 확대됐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고용 사정은 나아지지 않으면서 고용 악화가 경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는 일단 일자리 사정 악화에 민간·공공 일자리 창출을 포함한 '국민일자리 프로젝트' 추진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권대영 재경부 1차관은 이날 제11차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TF) 회의를 열고 "경제 성장의 성과가 국민의 삶 속에서 구체적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계부처의 역량을 총동원해 민간·공공 일자리와 충분한 훈련기회를 포함하는 '국민일자리 프로젝트' 추진방안을 신속히 마련하되, 기존 대책의 확대는 물론 새로운 정책도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권창준 노동부 차관도 "더 많은 국민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열고 체감할 수 있는 온기를 나누겠다"면서 "관계부처가 한마음으로 국민일자리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펼쳐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9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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