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3차례' 반박글에도…'중수청 수사지휘' 논란 확산
수사 지휘 논란에 "구체적 사건 지휘하지 않을 것"
2026-10-21 17:33:05 ㅣ 2026-10-21 17:54:36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의 국무회의 참석 관련 논란에 거듭된 반박 글을 게재했습니다. 이날 오전에만 연달아 세 건의 X(엑스·옛 트위터) 게시글로 '방어'에 나선 건데요. 하지만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대통령의 반박은 되레 '중수청 수사지휘' 논란 확산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찬대 인천시장, 김 중수청장,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사진=뉴시스)
 
"밀실 속 치외법권이 더 위험"
 
이 대통령은 이날(17시30분 기준) 국무회의 관련 논란의 글을 총 3건 올렸습니다. 이 대통령은 첫 게시글에서 헌법과 정부조직법이 정하고 있는 대통령의 권한과 국무회의 관련 규정을 언급했습니다. 
 
특히 정부조직법 제11조 1항을 들어 "대통령은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할 헌법적 책무와 법적 권한을 가진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 개편에 따라 설치된 공소청도 중수청도 대통령의 지휘·감독 아래 있는 행정부 소속 중앙행정기관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공소청과 중수청 모두 국무회의에 공식적으로 배석해 '투명한 논의'에 나서는 것이 '헌법적 책임정치'"라고 했습니다.
 
이들 기관이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수사·기소 기구를 민주적 통제 밖의 '밀실 속 치외법권 성역'으로 두겠다는 위험한 발상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어지는 글에서도 거듭 관련 논란을 반박했습니다. 두 번째 게시글에서는 "산림청장, 소방청장, 해양경찰청장 등 모든 청장이 (국무회의에) 다 참석해서 논의한다"면서 "수사 권한 기관을 특별 취급하는 잘못된 인식과 관행을 바로잡는 것도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주장했습니다. 중수청도 공소청도 하나의 청장일 뿐이라는 겁니다. 
 
대신 "장관들에게 구체적 인허가 지시도 하지 않는 것처럼 구체적 사건 수사 지휘는 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부연했습니다.
 
국무회의 출석이 수사기관의 '충성'을 요구한다는 지적에는 "검사는 대통령에게 충성할 필요도 없고, 또 그렇게 만들 필요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며 "업무의 독립성만큼 민주적 통제도 중요하고 국정 방향을 공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수사기관을 특수 기관 취급하며 특별 대우하는 건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라며 "행정 권한의 악용이나 남용을 막는 것이 그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AI 인용까지…"수사기관 배석 중립 훼손"
 
이 대통령은 이날 '제미나이'(구글 AI)를 활용해 반박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수사 기관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를 나열한 건데요. 하지만 AI 사용이 해당 논란의 역풍을 자초한 모양새가 됐습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편향된 질문으로 편향된 답변을 제미나이에서 받아놓고, 그걸 X에 올리는 대통령의 처참한 수준"이라며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이 아닌, 제미나이에 물어 국정을 판단한다?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습니다.
 
나 의원은 같은 AI를 사용해 "정부조직법상 대통령의 일방적 행정감독권을 근거로 공소청장 및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을 정당화하는 주장은 수사·기소 기관의 '준사법적 성격'과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민주사회의 핵심 헌법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위험이 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대통령이 제미나이에 물어봐서 통치할 거면 그냥 대통령을 제미나이로 바꾸면 되지 않나"라며 "사법 리스크도 없어, 전과도 없어, 욕도 안 해, 근저당도 안 잡아, 모든 게 상위 호환"이라고 비꼬았습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제미나이 할애비(할아버지)를 데려와도 대통령이 수사·기소 지휘하면 안 된다"면서 "대통령이란 사람이 시작부터 중수청을 '하수청'으로, 공소청을 '공작청'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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