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버스 파업 초읽기…추미애 또 시험대
97.7% 찬성 파업 가결…29일 최종조정 결렬 땐 30일 4130대 멈춰
노조 “2026년 서울 동일임금 약속 지켜라”…경기도 "노사 협정 내용"
재정 비상에 버스 예산 114억 감액…4년 연속 '도지사 중재' 이번엔
2026-10-26 15:29:45 ㅣ 2026-10-26 16:22:32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경기도 버스 노조가 30일 첫차부터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노조는 경기도와 사 측이 4년 전 약속한 '서울 동일임금'을 지키라고 요구하는데, 경기도는 재정 위기를 이유로 버스 예산을 줄인 데다 약속의 책임도 노사에 돌리고 있습니다. 전임 지사가 해마다 협상장을 찾아 파업을 막았던 만큼 추 지사의 선택에 시선이 쏠립니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은 26일 지부 대표자·간부 파업결의대회를 열고 30일 총파업 준비에 들어갑니다. 노조는 앞서 지난 2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9420명 가운데 9001명이 투표해 8792명(97.7%)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습니다. 29일 오후 3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최종 조정회의가 결렬되면 30일 첫차부터 29개 업체 854개 노선 버스 4130대가 멈춥니다.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942대도 포함됩니다. 도는 약 3500대가 파업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합니다.
 
26일 오전 경기북부청사 상황실에서 열린 10월 월간회의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모두말씀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파업 여부는 사실상 추 지사 손에 달렸습니다. 노조는 2024년 준공영제 임금협정과 2022년 경기도 공문을 근거로 올해 서울 버스와 같은 수준의 임금을 적용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2022년 9월 김동연 당시 지사가 협상장을 찾아 2026년까지 서울 버스와 임금 격차를 없애겠다고 약속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노조는 "경기도와 사측이 4년 전 했던 약속조차 모르쇠로 일관하며 책임 전가에만 급급하다"고 했습니다.
 
반면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은 준공영제 운영 주체인 경기도의 재정 지원이 먼저라며 민영제 노선 임금 동결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책임을 노사에 넘기고 있습니다. 경기도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동일임금 조항에 대해 "노·사·정이 아니다. 노사 임금협정서에 나온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노조는 경기도를 약속 당사자로 보는데, 경기도는 노사 간 협정이라는 주장입니다.
 
합의 걸림돌은 추 지사가 그동안 우려를 표했던 도의 재정 상황입니다. 추 지사는 지난 8월5일 재정 비상을 선언하면서 올해 본예산에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10~12월 운영비 약 291억원을 아예 편성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2일 도의회를 통과한 2회 추가경정예산에서는 공공관리제 운영 예산 114억4200만원이 감액됐습니다.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은 24일 서면 브리핑에서 "내년 가용 예산은 예년에 비해 40%대에 불과한 재정 위기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경기도는 25일까지 비상수송 대책도, 중재안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추 지사는 취임 이후 잇따라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나온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여러 차례 사과했고, 20일 발표한 조직개편안은 공무원노조에 이어 같은 당 소속 도의회 상임위원장들의 반발까지 샀습니다.
 
경기 버스 노사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파업 예고일 직전 막판에 타결했습니다. 매번 김 전 지사가 협상 현장을 찾았습니다. 2024년에는 최종 조정일 밤 협상장을 찾았다가 새벽 타결 뒤 다시 방문했고, 지난해에는 14시간 조정 끝에 타결된 직후 현장을 찾았습니다. 29일 최종 조정을 앞두고 추 지사가 내놓을 중재안과 재원 규모가 파업 여부를 가를 전망입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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