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재정 위기를 이유로 인사를 미뤄온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후 첫 조직개편안을 내놓자 공무원노조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노조는 사전 협의 없이 조직을 줄이는 일방 행정이라며 개편안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경기도청지부는 21일 오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함께 추 지사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민을수 전공노 경기도청지부 위원장은 "서울시 행정보다 더 다양한 광역 사무를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감당해 내고 있는 경기도 공직자들에게 인력을 보강하지는 못할망정 조직부터 축소하는 것이 합당하냐"고 따졌습니다. 이어 "밖에서는 노동 존중을 외치면서 정작 경기도청 공무원 노동자의 목소리는 왜 외면하냐"고 비판했습니다.
경기도는 전날인 20일 본청 조직을 30실국·5담당관·151과에서 25실국·5담당관·141과로 줄이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교통국과 철도항만물류국, 경기국제공항추진단을 '교통혁신실'로 합치고 재정기획국과 공정경제사회국을 새로 만드는 내용입니다. 경기도는 21~26일 입법예고를 거쳐 다음 달 3일 개회하는 도의회 정례회에 개편안을 제출하고,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입니다.
노조가 문제 삼는 것은 협의 과정입니다. 전공노 경기도청지부는 9월22일과 10월2일 두 차례 공문으로 조직 진단 근거 공개와 사전 협의를 요구했지만 "객관적인 근거조차 제시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과 경기도통합공무원노동조합도 공동성명을 내고 "노사가 올해 초에 체결한 단체협약 제41조에는 조직개편과 관련된 노동조합과의 협의가 명시돼 있다. 이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노조의 불만은 인사 보류에서부터 쌓여왔습니다. 경기도는 8월21일 2~5급 정기 인사를 내년 1월로 미룬다고 공지했습니다. 추 지사는 당시 "예산 재조정 절차를 마칠 때까지 어느 누구도 하던 일을 두고 다른 자리로 옮길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노조는 직원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5.2%가 인사 보류에 반대했다고 밝혔습니다.
인사 공백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잇달아 도마에 올랐습니다.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는 이해식 민주당 의원이 2~5급 공무원 1130명의 인사가 보류됐다고 지적했습니다. 19일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도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도청 3급 5명, 4급 14명, 5급 21명이 공석이고 재난 책임자인 시군 부단체장도 일곱 자리가 비어 있다고 했습니다. 염태영 민주당 의원은 “220명의 승진 인사가 지금 막혀 있다”고 했습니다. 추 지사는 "조직 개편을 지금 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경기도는 개편 취지를 강조했습니다.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유사·중복 기능을 통합해 칸막이를 허물고, 각 조직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습니다. 경기도는 입법예고 기간 도의회와 노조 등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회견에서는 복지예산 삭감 비판도 나왔습니다. 정기열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공공예산과 복지예산은 지자체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할 때만 선심 쓰듯 베푸는 시혜가 아니다"라며 "비용 절감을 이유로 도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도정이 아니라 폭력"이라고 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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