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직불금부터 태양광까지…성난 '농심 달래기'
8년 만에 '농어민과 간담회'
CPTPP·농지조사 의견 수렴
2026-10-26 17:51:39 ㅣ 2026-10-26 17:51:39
[뉴스토마토 박주용·강주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농업인에게 정부가 보조금 형태로 지급하는 공익직불금의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유통구조 혁신과 태양광 농사까지 언급하면서 농가 소득 향상을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농지 전수 조사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 등 정부 정책을 두고 농민단체 등의 우려가 커지자, 이 대통령이 직접 농어민들을 만나 '농심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직 대통령이 농어민들과 간담회를 한 것은 2018년 이후 8년 만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공익직불금 상향, 정부 과제"…농지에 태양광 사업 추진도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에서 "양극화 완화나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문제 등은 우리가 집중적으로 고민할 의제이기 때문에 기대해도 될 것 같다"며 "그중 하나가 공익직불금을 상향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공익직불금 상향을 명확한 정부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체계적으로 준비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공익직불금이란 환경 보전, 식품 안전 등 공익을 창출한 농업인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뜻합니다. 농가소득은 공적보조금과 사적보조금으로 나뉘는데, 공익직불금은 공적보조금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차 산업이 매우 중요한 전략 산업이라고 판단한 이 대통령은 "농가별로 보니 공익직불금이 (2025년 기준 평균) 519만원인데 유럽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꽤 적은 수준"이라며 "농가에 대한 직접 지원액을 늘려야 된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농어촌 상생협력기금 부족분 7000억원을 정부 재정으로 채우겠다는 뜻도 재차 드러냈습니다. 기업들의 출연금 사용처를 농민들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앞으로 농업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재정을 집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농어업 소득이 정체되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선 농산물에 대한 유통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현장에서 '헌법을 바꿔 농산물 최저 가격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질문이 나온 데 대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해 자신이 없다"면서도 "그 전 단계에서 유통 구조 혁신이 매우 중요할 것 같고, 정부 책임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농가 소득 향상을 위해 '태양광 농사'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현실적으로 농가 소득으로만 농촌에서 살 수가 없다"면서 "가능하면 농촌으로 돌아가서 그곳에서도 먹고살 만한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것이 지역 발전이자 균형 발전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길"이라며 "방치되고 있는 토지들은 가능하면 전력망을 보강해 태양광 농사를 짓는 게 국가적으로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가 농지에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화석 연료를 대체한 재생 에너지의 핵심은 풍력과 태양광일 수밖에 없는데 (농지를) 실용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전기 국가'로 갈 수가 없다"며 태양광 농사의 필요성을 거듭 피력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간담회에서는 임업 직불금 차별 문제와 축사 현대화 규제, 여성 농업인 건강검진, 밤 재고 수매 등에 대한 현장의 요구도 이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관련 부처에 제도와 지원책을 살피도록 주문했습니다. 농협중앙회장을 조합원 전체가 직접 선출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정부가 찬성한다는 뜻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농어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농지 전수조사 우려에 직접 '해명'…농지 매입 예산도 '확대'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날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농민들의 불만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농지를 빼앗거나 농민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조사가 아니라 투기 목적 농지 소유 실태를 파악하려는 취지라는 게 이 대통령의 설명입니다.
 
이 대통령은 농지 전수조사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농지 정책을 집행하려면 농지 상황이 어떤지 알아야 한다. 법률상 하게 돼 있는데, 70년 동안 조사를 안 했다"며 "농사를 짓겠다고 신고하고 땅을 샀는데 실제 농사를 짓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사례를 파악하려는 취지"라고 밝혔습니다.
 
농어민들 사이에서는 농지 조사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임차농 보호와 농지 매입을 위한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습니다. 이 대통령은 농지은행이 활용하기에 좋은 농지를 우선 매입하면서 실제 팔려는 농민들 수요와 차이가 생긴다는 점을 짚으며 "농지 매입 예산을 늘려서 매각하고 싶은 분은 팔 수 있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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