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국내 증시에서 연기금이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해지면서 우려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증시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모양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막판 뒤심을 발휘하며 사흘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외국인은 이날도 매도에 나서며 1300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다.
반면, 연기금은 180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연기금은 지수가 떨어질 때마가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었다.
이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연기금의 매매패턴에 주목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그간 개인투자자들에게 외국인 매매패턴이 참고사항이었다면, 이제는 조정장에서 종목 선별력을 갖춘 연기금을 신뢰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연기금의 투자 특성상 급등 종목으로 단타매매하기 보다는 우량주를 중심으로 안정적 상승을 도모할 것이기 때문에, 불안한 장세 속에서 좋은 투자대안이라는 판단이다.
박 연구위원은 "시장흐름이 좋을 때는 투자한 즉시 성과가 나타나지만, 최근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팔고 인플레리스크가 부각된 상황에선 '박스권 매매'가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는 "업종별 순환매가 올해도 여전히 빨라, 잦은 단타매매로 수익내기가 어려워졌다"며 "연기금이 사는 종목들을 선별해 차분히 대응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현재는 투자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에게 어려운 장세"라며 "주가가 떨어질 때 저가매수해 보유하는 연기금의 투자패턴을 참고할만 하다"고 권고했다.
일각에선 업종 대표주만을 노리는 연기금의 투자성향보다 주가 변동성을 노리며 치고 빠지는 개인 입맛에 보다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과연 개인들이 연기금처럼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현재 기간조정 양상이고 오히려 기존의 핵심 우량주만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개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소형 우량주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 부장은 "기본적으로 호실적이 수반된 종목군 가운데, 주가는 못 오르고 소외돼 있던 중소형주들 중심의 투자전략이 유효하다"며 자동차부품주 등 실적을 겸비한 가치종목군을 예로 들었다. 가령, 현대·기아차가 대내외 브랜드 인지도 확산에 힘입어 승승장구한 반면, 부품주들은 그 흐름을 따르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것.
임 부장은 "주가가 밸류에이션 갭(Gap)을 메우는 과정에서 완성차 주가를 쫓는 모양새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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