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우려했던 '뱅크런(예금인출사태)'이 현실화되면서 유동성 부족에 따른 저축은행의 추가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지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킬 수 밖에 없어 금융당국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뱅크런에 따라 추가 영업정지를 받는 저축은행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원회는 19일 긴급회의를 열어 부산2·중앙부산·전주저축은행 등 부산저축은행 계열 3곳과 전남 목포의 보해저축은행 등 총 4곳을 6개월간 추가 영업정지시켰다.
금융위가 지난 17일 부산·대전저축은행에 대해 영업정지를 결정하면서 '추가 영업정지는 없을 것'이라고 안심시키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17일 이 두 저축은행들의 영업정지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진화와 '호언장담'으로 지난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당시와 같은 예금인출사태는 없었다고 안도했다.
하지만 영업정지 둘째날인 18일 같은 계열 저축은행 창구는 예금인출에 나선 예금자들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한 저축은행 객장에서는 번호표를 받고 대기하는 고객이 1000명을 넘었고, 돈을 찾기 위해서 2주일을 기다려야 하는 곳도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고객들은 금융당국에 대한 불신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한 고객은 "정부에서 추가 영업정지는 없을 거라고 하더니 거짓말 아니냐"며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어 손해를 본 적이 있는데 다시는 저축은행과 거래하고 싶지 않다"고까지 말했다.
금융위는 이날 4곳 저축은행에 대해 추가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면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충분한 유동성 지원방안 등 시장 안정대책을 이미 마련해 놓았다"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예금자 여러분들의 많은 이해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태여서 예금자들이 정부의 협조에 귀기울일 여지는 없어 보인다.
문제는 이들 저축은행들의 영업정지가 아니다. 정부에 대한 불신감은 나머지 저축은행들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져 저축은행업계 전반에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경우 우량한 저축은행이라도 뱅크런 쓰나미에 휩쓸리게 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날 추가 영업정지를 받은 4개 저축은행 가운데 2곳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권고 수준인 5%를 넘었고, 나머지 2곳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상태가 호전되는 상황이었다.
당국의 설명대로 순자산 부족 등 은행 자체의 원인이 아닌 뱅크런에 따른 유동성 부족이 영업정지를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미 시작된 뱅크런 쓰나미가 업계 전반에 몰고올 후폭풍에 정부당국과 업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