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4개월째 공사가 중단된 송도국제업무단지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의 공사 재개가 당분간 힘들어질 전망이다.
롯데그룹과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됐던 송도국제도시 내 쇼핑몰 부지 매각이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대우건설(047040)의 '유치권행사'로 불투명 해졌기 때문이다.
유치권행사는 채무가 변제될 때까지 목적물을 점유하고 인도를 거절할 수 있는 행위다. 유치권자는 자신의 유치물에 대한 경매권한 등이 있다.
20일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와 포스코건설 등에 따르면 NSIC가 롯데그룹과 진행중이던 송도국제도시 내 A1·A2블록(8만4500㎡) 쇼핑몰부지 매각이 잠정 연기됐다.
당초 NSIC는 롯데그룹에 쇼핑몰부지 매각 자금으로 NEATT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밀린 공사대금 813억원을 지급한 뒤 3월중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NEATT에 전격 유치권을 행사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3월 매각은 백지화됐고, 공사재개는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최악의 경우 짓다만 NEATT가 오랫동안 흉물로 방치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NSIC는 롯데그룹과 협의가 진행되던 지난해 12월 신한은행 등 17개사로 구성된 대주단을 상대로 쇼핑몰 매각대금 일부를 미지급 공사비로 투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매매계약이 가시화되자 제안을 거부했던 대주단이 공사대금 지급방안에 동의하면서 NSIC는 지난해 12월 중지된 NEATT의 공사가 재개될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공사대금 회수를 위한 대우건설의 유치권행사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은 최근 롯데그룹이 송도국제업무단지내에 1조원 규모의 '송도 롯데쇼핑타운(연면적 22만㎡)을 개발,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NSIC 관계자는 "매각 자체가 철회 된 것이 아니라 당초 계획이 연기된 것"이라며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사업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NSIC·포스코건설·대주단은 `아마추어(?)`
NSIC와 포스코건설이 롯데그룹과의 매각 협의로 들썩였던 지난해 12월, 이미 대우건설은 공사를 전면중단하고 유치권행사에 돌입한 상태였다.
문제의 A1, A2블록에 들어설 쇼핑몰은 NEATT와 지하로 연결되도록 설계돼 대우건설의 유치권행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NSIC 등은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매매계약을 3월중 최종 마무리해 공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상황판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주단은 신중한 논의 끝에 매각자금 일부를 공사대금으로 지급하는 것에 동의했다.
물론 매매계약이 완전히 종료된 후 공사대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단서는 달았지만 결과적으로 처음부터 불가능한 대안논의에 시간을 뺏긴 셈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유치권행사 철회는 현시점에서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업주체인 NSIC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 등 공사자금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주체는 NSIC, 책임은 포스코건설
NSIC 대신 사실상 사업의 주체인 코스코건설은 쇼핑몰부지 매각 불투명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NSIC의 PF 진행을 위해 신용보증 제공에 나섰고 유동성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NSIC가 2007년부터 신한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빌린 2조5000억원(내년 3월부터 4년간 상환)의 상환이 불투명해지자 3000억원 한도 자금보충약정과 시공사업에 대한 책임준공을 보증하기도 했다.
따라서 대출금 만기 시한을 2년 연장하고, 상환비율 역시 4년에서 6년 완납으로 조정됐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NEATT를 비롯한 송도 국제업무단지의 개발사업은 당분간 본궤도에 오르기 힘들어졌다.
포스코건설이 '땜질'을 하고 있지만 무한대로 자금을 쏟아 부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자금난으로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불투명한 PF확보 외엔 별다른 해결책이 없어 보인다.
한편, NSIC는 송도개발을 위해 2001년 미국 부동산 개발회사인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이 각각 70.1%, 29.9%의 지분을 갖고 만든 유한회사다.
NSIC가 시행사인 NEATT는 국제업무단지의 랜드마크로 높이 305m, 지하 3층 지상 68층 규모의 국내 최대 높이라고 자랑하며 인천시가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건물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달 벌써 완공돼 시스코, 오티스코리아, 미국 3M 등 글로벌기업의 입주가 진행됐어야 했다.
하지만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대우건설이 지난해 12월 공사 중단 이후 4개월째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현재 75% 공정이 진행됐다.
대우건설은 2009년 7월에 이어 2010년 5월, 12월 등 모두 3번 공사를 중단했다. 송도지구 각종 사업에 시공사로 참여했다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대우건설로서는 참을만큼 참았다는 신호인 셈이다.
뉴스토마토 박관종 기자 pkj3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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