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6일 오후 다시 찾은
제일저축은행(024100)의 장충동지점 분위기는 이틀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을 길게 서 있는 모습은 사라졌다. 은행 관계자들도 차분하게 고객들의 물음에 답을 해줬다. 뱅크런으로 치달았던 지난 4일까지의 어수선한 모습은 한층 가라앉았다.
은행을 찾은 한 고객은 "5000만원 이하면 국가에서 보장해준다는 데 굳이 이자를 손해보면서까지 돈을 찾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하지만 불안하니까 오늘 은행은 어떤지 궁금해서 와 봤고 번호표도 받아봤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고객은 "국가에서 5000만원 이하는 보장해준다고 하지만 무슨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니까 완전하게 믿고 있을 수는 없다"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옆에서는 "괜히 한 사람의 비리때문에 지금 사태가 일어났다"며 "별 문제 없다니까 두고보자"고 했다.
3층에서는 예금 인출을 위한 번호표를 여전히 나눠주고 있었지만 고객 대여섯명이 전부였다. 오후 2시 가량 받은 접수번호는 2902번이었다.
번호표를 나눠주던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는 "찾아오는 고객들을 위해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긴 하지만 많이 진정된 모습"이라며 "번호표를 받아갔지만 오늘 인출하러 오지 않은 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4층은 6일 예금 인출을 받을 수 있는 접수번호 401~700번까지의 고객이 앉아서 대기하고 있었고 은행직원의 안내에따라 순서대로 1층에 가서 돈을 찾으려는 모습이었다.
업무가 진행되고 있는 1층에서는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하고 있었는데 번호표와 은행측의 관리 때문인지 평온한 모습이었다.
은행 외부 벽에는 5000만원 이상을 예금한 고객의 경우, 초과된 금액을 제일2저축은행에 넣는 방법을 안내하는 문구가 있었다. 계열사이지만 다른 회사로 취급되기 때문에 예금보호한도 50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직원 대출 비리로 시작된 제일저축은행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는 6일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금융당국과 제일저축은행에 따르면 6일 오전 12시까지 인출된 금액은 약 200억원으로 지난 4일 600억원에 비해 3분의 1가량 수준이다.
이는 지난 1월 삼화저축은행이 영업 정지됐을 때 2일째 예금인출 최고치를 기록하고 3일째부터 줄어든 것과 유사하다. 또 지난 2월 7개 저축은행의 경우에도 영업정지된 후 4일째부터 예금인출 규모가 급감하기도 했다.
제일저축은행은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최대 3000억원 한도 내에서 5000만원 이하 예금자에게 연 이율 6.5%의 예적금담보대출을 취급하기로 했다. 이밖에 솔로몬, 현대스위스, 한국, 진흥, 미래 등 5개 저축은행도 1000억원 한도내에서 예적금 담보대출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더불어 제일저축은행은 예금인출에 따른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기자본대비 85.66%에 해당되는 2000억원을 저축은행중앙회 담보한도차입형태로 차입하기로 공시하기도 했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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