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지난해 3월 첫 운행 이후 무려 41번의 크고 작은 고장을 일으켰던 KTX-산천이 결국 사실상 '리콜'되면서 철도안전에 대한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2호차의 모터감속기 고정대의 결함을 발견한 코레일이 제작사인 '현대로템'에 이례적으로 차량 전체에 대한 점검을 요청했다.
계속되는 고장과 이로 인한 운행 지연 등으로 철도 안전에 대한 국민 불안이 가시지 않자 코레일이 제작사에 차량 전체에 대한 직접 점검을 요청한 것.
11일 코레일과 철도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KTX-산천2호의 고양차량기지 출발 전 사전검수 결과 모터감속기 고정대의 균열로 모터감속기가 차체 하부에서 분리되기 직전이었다.
모터감속기는 KTX의 엔진격인 모터블록의 동력을 제어하는 장치로 무게가 0.5t에 이른다. 이를 고정대가 단단히 조여 차체에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2호차(10량)의 운행을 중단하고 전체 190량(19편성/1편성당 10량)에 대한 정밀검사를 현대로템 측에 요청했다.
그 결과 2호차 외에는 결함이 발견되지 않아 나머지 차량은 운행에 들어갔다.
코레일 관계자는 "운행 전 결함이 발견돼 안전문제 상 전체 차량의 정밀 진단을 요청 한 것"이라면서도 공식적인 리콜요청인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고정대 결함은 기계적인 감지 등으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차량하부에 대한 육안 검사를 통해서 체크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고정대 균열은 운행 중 모터감속기의 탈락 위험을 초례할 수 있는 심각한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 상태 심각한 `산천`..모터블록 고장에 이어 고정대까지
'KTX-산천'은 최근 광명역 탈선사고와 지난달 19일 모터블록 고장으로 천안아산역에서 차량이 멈춰서는 등 크고 작은 고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영업개시 이후 올 3월까지 알려진 고장건만 무려 41건이다. 10일에 한 번씩 고장이 발견된 셈이다.
국토부 등에 따르면 41건의 사고 중 신호장치 10건, 공기배관 10건, 고압회로 이상 4건, 모터블록.승강문 각 3건 등 주요 부품 고장으로 인한 사고가 대부분이었다.
급기야 7일에는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의 심각한 결함으로 190량 차량에 대한 정밀검사를 요청하는 초유의 '리콜'사태로 이어졌다.
제작사인 현대로템은 차량의 안정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향후 1~2년 동안은 고장이 잦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로템은 96명의 품질전담조직을 차량기지에 상주시켜 24시간 비상 근무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여명의 연구소 직원을 투입해 고장 방지와 신속한 점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달 안전지침을 항공기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KTX안전강화 대책'을 발표 했으며, 최근에는 사장직속 '안전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철도 안전에 대한 국민불신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철도 이용객 정모(36.서울 강남)씨는 "업무상 일주일에 서너번씩 KTX를 이용하는데 하루가 멀다하고 고장과 사고소식을 접하면서 불안하다"며 "고장과 사고를 줄이겠다는 당국의 말을 신뢰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해 극도의 불안함을 표시했다.
그는 또 "뉴스를 접한 부모님이 철도를 이용하지 말라고 당부하실 정도"라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박관종 기자 pkj3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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