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김승유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이 외환은행 인수 승인 보류와 관련해 "사퇴는 생각하지 않고 론스타와 계약 연장을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재협상 결과에 따라 외환은행 인수는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하나은행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회장은 "법률적 문제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고민 중"이라며 "론스타와 계약 연장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월 원래 계약에 따르면 론스타와 하나금융은 오는 24일이 되면 한 쪽에서 일방적으로 계약을 깰 수 있다.
재무적 투자자(FI)를 배려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회장은 "주주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들에게 이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애간장 탄다'는게 뭔지 알겠다"
김 회장의 당국에 대한 불만은 계속됐다. 김 회장은 "론스타가 유죄라고 판단할 경우 벌금 250억원을 미리 에스크로(안전) 계좌에 예치해놓고 인수 후 법정의 최종 판결이 나면 조치를 취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주가하락에 대한 심경도 표시했다. 김 회장은 "시가 총액이 하락한 것은 물론 대외 신인도 역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이후 하나금융의 주가는 약 40% 가까이 상승했지만 12일 금융위 발표로 13일 하나금융 주가는 하루 만에 하한선(-15%)
까지 떨어졌다.
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지난 6개월간 애간장이 탄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겠다"며 "외환은행의 영업력이 훼손되는 게 제일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 협상 결과 따라 변수 많아
론스타와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돼 계약 연장이 되고 당국도 법원의 최종 판결 이전에 인수 승인을 내면 이번 인수는 큰 문제가 없게 된다. 그러나 계약 연장에도 불구, 법원 판결이 계속 길어질 경우 양측 다 어떤 판단을 내릴 지는 미지수다.
김 회장은 "M&A라는 게 상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어떻게 말할 수 없다"는 말을 계속 했다. 하나금융의 의지는 확고하지만 론스타의 입장은 어떤 지 확인할 수 없다는 얘기다. 경우에 따라서는 론스타가 가격 재협상을 들고 나오면서 계약 연장을 논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론스타가 계약 연장에 동의하지 않고 오는 24일 이후 계약을 파기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반년 가까이 진행된 이번 계약은 아무 성과 없이 끝나게 된다. 하나금융은 이에 따른 신뢰도 하락 등 큰 피해를 겪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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