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동북부 지역 대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최근 지표로 드러나고 있다.
대지진으로 인한 세계경제 피해는 미미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일본은 물론, 미국 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 美 "예상보다 심각..제조업 위축양상"
우선 미 상무부가 25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4월 내구재주문 수치를 보면 예상치보다 크게 떨어졌다.
4월 내구재주문은 전달보다 3.6% 감소, 지난 10월의 마이너스 4.4% 이후로 6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내구재주문량은 2.5%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전망치보다 훨씬 악화된 것이다.
일본 대지진으로 자동차 부품 공급량이 차질을 빚고 항공장비 역시 수요가 떨어진 것이 내구재 주문량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JP모건은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을 전번 예상치인 3%에서 2.5%로 0.5%포인트 하향했다.
마이클 페로리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향 조정의 주된 원인은 자동차 부문의 생산둔화"라며 "일본 대지진이 부분적인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미국내 지역별 지표도 현저하게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대서양 중부 연안 지역의 제조업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5월 제조업지수는 3.9를 기록, 직전월인 4월의 18.5에서 크게 하락해 지난 2010년 10월 이후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의 5월 제조업지수도 출하량과 신규 주문이 줄면서 전달 10에서 이달 6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 "지역별 지표 둔화와 같은 부정적 지표들은 제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평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이날 미 여론조사기관인 라스무센이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응답자의 63%가 일본 지진이 미국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사기업에 종사하는 임금근로자들의 69%가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답했다"고 보도했다.
◇ 日 "대지진 타격 본격화" 우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5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0.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OECD는 일본이 올해 0.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으나 대지진으로 인한 생산량 위축이 예상보다 광범위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올해 주택 소비량도 소폭 위축될 것이며 상품가격의 상승은 물가상승률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핵심 소비재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로 인한 물가의 지속적 하락)을 보여 물가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4월 무역수지에서도 적자폭이 4637억엔(약 6조2000억원)으로 나타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일본이 4월 적자를 보기는 지난 1980년 이래 31년 만으로 수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2.5%나 감소했다.
상품별로는 자동차 수출액이 67% 줄어 지난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를 입었던 때인 2009년 4월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아울러 이번 대지진으로 인한 복구에 상당비용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도 일본 경제의 복병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의 의견을 빌려 "일본 정부는 복구정책에 필요한 대규모의 차입을 피해야 할 것"이라며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00%에 달하는 공공부채를 고려할 때 재건에 필요한 비용은 일정한도로 억제하는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칼럼을 통해 "일본은 세계 무역의 높은 비중을 차지함과 동시에 세계 전자와 자동차 산업의 최대 생산국"이라며 "대지진으로 인한 생산량 위축이 세계 경제의 진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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