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준기자] “경영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다”
8일 금융당국의 신용카드 특별대책을 놓고 업계 반발이 노골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전날 레버리지(총자산/자기자본) 규제 도입, 회사채 발행 특례 폐지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신용카드시장 특별 대책을 내놨다. 카드사의 돈줄을 조여 과도한 외형 확대 경쟁을 차단하겠다는 것인데, 당장 카드사들은 “사업 하지 말란 말이냐”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등 업계 내 후발주자들의 반발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들 사이에선 “과실은 선발주자들이 다 따먹고 책임은 우리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예상치 못하게 업계 내 갈등으로도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이렇게 될 경우, 향후 레버리지 배율 등 세부적 규제 사항을 놓고 업계 내 의견 조율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중위권의 한 카드사 관계자는 “너무한 것 아니냐”고 발끈하면서 “자금 조달 수단까지 통제하겠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경우 돈을 빌려와야 하는 특성을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한창 능력을 키워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점에서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대기업계열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손발 꽁꽁 묶어 놓고 사업하라는 것인데, 결국은 사업하지 말란 말 아니냐”고 했다. 이어 “가계부채의 뇌관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인데, 시중 은행권에는 아무말도 못하면서 가계부채 운운하며 카드사만 잡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신한,
삼성카드(029780) 등 업계 선발주자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토해내며 “과실은 선발주자들이 다 따먹고 책임은 우리에게 전가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온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후발주자들의 입지가 약해질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설명이다.
이에 반해 선발주자들은 업계 내 과잉 경쟁 양상에 대한 진정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향후 카드사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 방안이 확정될 때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 3월말 기준으로 레버리지 비율은 여전사 전체 평균이 5.2배, 카드사 전체 평균은 4.1배다.
하나SK카드가 7.7배로 가장 높았으며, 삼성카드가 2.4배로 가장 낮다. <표-카드사별 레버리지 현황>
만약 향후 레버리지 배율 한도가 업계 평균 수준인 5.2배 수준에서 결정된다면 하나SK카드는 자본확충 또는 자산감축 등을 통해 레버지리 배율 기준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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