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發 전세대란 현실화.."재건축 이주 수요급증"
대치 청실(1400가구), 신반포 한신1차(790가구), 가락시영1·2차(6600가구) 이주
2011-06-15 15:32:35 2011-06-15 18:16:13
[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올해 하반기 서울 강남권을 시작으로 재개발·재건축 이주자들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남발 '전세대란'의 우려가 커졌다.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공급물량과 꾸준히 오르고 있는 금리도 이러한 예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대치 청실아파트 이주 시작..하반기 이주예정 물량 많아
 
1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 서울시내 재개발·재건축 사업구역 중 현재 이주 중이거나 올해 이주예정인 사업장은 22곳에 달한다.
 
특히 강남권은 가을 수도권 전세난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1400가구에 이르는 강남 대치동 청실아파트가 오는 7월부터 연말까지 이주를 계획하고 있고, 반포동 신반포 한신1차(790가구), 가락동 가락시영1·2차(6600가구), 상일동 고덕주공4단지(568가구) 등도 하반기에 이주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은 청실아파트 이주자 영향으로 전셋값 상승이 이미 시작됐다.
 
부동산114의 조사에 따르면 공급면적 113㎡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지난 4월22일 전셋값이 3억6000만원 정도였으나 이달 10일 조사시에는 4억원을 기록했다. 불과 한달 남진한 사이 4000만원이 뛴 셈이다.
 
대치동 K공인중개소의 중개업자는 "이곳 청실아파트 재건축 관리처분 계획안이 지난달 통과돼 한꺼번에 주변 아파트 단지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변 아파트 전세값이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청실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은 자녀의 학업문제가 걸려있는 경우가 많아 원래 살던 곳을 멀리 벗어나지 않고 있어 주변 전세값을 자극하고 있다.
 
실제 은마아파트 뿐 아니라 주변 역삼동·개포동까지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공급면적 109㎡인 역삼동 '래미안 그레이튼'의 전셋값은 지난 5월13일 5억2500만원에서 이달 10일 5억50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역삼2차 아이파크(104㎡)나 역삼 푸르지오(104㎡)의 전세도 같은기간 동안 2000만원, 1500만원 가량 올랐다.
 
인근 개포동의 경남1차(105㎡)도 지난 4월말에 비해 2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 전국 입주물량 급감.."금리 상승도 전세난 부채질"
 
아직 다른 곳의 전셋값에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전국 아파트의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들 예정이어서 언제든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올해 7월부터 12월까지 전국의 입주물량은 9만9000여가구로 지난 2009년(16만2000여가구), 2010년(15만1000여가구)에 비해 급감했다.
 
특히 부동산 업계에선 송파구, 강동구 지역의 경우 올해 연말까지 예정된 입주물량이 없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이주가 시작되면 전셋값이 갑자기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가락시영이나 고덕주공4단지 등은 아직 이주계획이 확실히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전셋값이) 잠잠하다"면서 "강남발 전세난이 하반기에 이곳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하반기 전셋값 상승의 또다른 요인은 금리상승이다. 현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25%까지 올린 상태로 하반기에도 점진적으로 높아질 예정이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끼고 산 집의 주인들이 월세나 전세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한 부동산 연구원은 "전셋값의 상승요인을 살펴보면 지방은 공급량 부족의 영향이 크고 수도권은 집을 살 사람들이 매매보다 전세로 쏠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또 "금리가 올라가면 수도권에서 집을 안사고 전세로만 있으려는 경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하며 전세대란을 우려했다.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threecod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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