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물가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물가를 잡겠다던 정부가 오히려 공공요금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내달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오르고 서민들의 이동수단도 이용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버스·지하철 등 공공요금에 장바구니 물가 상승까지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어 수은주가 치솟는 만큼의 짜증이 더해지는 7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가스공사는 "연료비연동제로 2개월마다 유가와 환율에 ±3% 변동이 있을 때 가스요금이 조정된다"며 "소매요금까지 합산한 소비자 기준으로 도시가스가 5.6%가량 상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4.9%, 5월에 4.8%에 비해 상승폭이 더 높아진 것이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예정대로 도시가스 요금이 5.6% 인상되면 가구당 부담액은 월 66㎡ 사용기준으로 현재의 월 5만8307원에서 6만1446원으로 월 3139원의 추가부담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미루고 미루던 전기요금 인상도 가시화되자 민심이 끓고 있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평균 전기요금 인상률이 과거 평균보다 매우 높고, 규제완화에 해당하는 6.3~9.8%일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민의 이동수단도 줄줄이 요금인상이 예고되어 있어 출퇴근길 지갑사정도 더욱 팍팍해졌다.
서울시가 올 하반기 지하철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고, 이에 발맞춰 택시업계도 21% 가량 값을 올려달라 압박에 나서고 있다.
기름값 100원 내렸다는 것도 체감하기 힘들다. 반짝 내렸던 휘발유값은 다시 고개를 들어 내달 7일 휘발유 2000원선을 훌쩍 넘을 예정이다.
정부가 기름값을 낮추겠다고 큰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유사를 압박하기엔 힘이 달리고, 유류세를 언급하지만 세수확보에 문제가 생겨 사실상 공언(空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서혜 소비자시민모임 석유감시팀장은 "기름값 인하를 위해 정부가 관세를 줄이겠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은 체감하기 어렵다"며 "그나마 탄력세의 취지가 수급상황과 유가, 경제현황에 따라 ±30%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거라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국민 정서상 고유가 시대에 뭇매를 맞기 쉬운 정유업계도 탄력세를 조정하는 것에는 반색을 표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탄력세를 낮추는 것이 정유업계나 주유소 영업자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기름값을 낮출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기웅 경실련 경제정책팀 간사는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맞추기 위해 금리기조를 천천히 올리다보니까 시기를 놓쳐 물가를 못잡고 있다"며 "고환율 저금리 정책으로 대기업은 사상 최고의 이익을 누렸지만 물가는 서민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고환율 저금리 구조가 MB노믹스의 기본 바탕이라 저금리 부분에 있어서는 한국은행이 대통령의 의중과 일치하게 유지됐다"며 "국민 전체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물가정책에 힘써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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