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부정부패 척결 의지 천명으로 시작된 인적쇄신 작업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은 1일 "삼성전자는 부품사업간 시너지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DS(Device Solutions)사업 총괄을 신설하고 권오현 사장을 총괄사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이 이끄는 DS사업 총괄에는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시스템LSI(모바일반도체 등), LCD사업이 포함된다.
또 권 사장을 보좌하는 조직으로 경영지원실을 만들고 김종중
삼성정밀화학(004000) 사장이 그 자리를 맡는다. LCD사업부문을 관장하던 장원기 사장은 LCD사업부장에서 물러나 DS사업총괄을 보좌하는 보좌역을 수행한다.
삼성 측은 "장원기 사장의 보좌역 임명은 실적부진 책임을 묻는 사실상의 경질"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또 무선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를 이끌던 신종균 무선사업부장(사장)에게 카메라 등을 만드는 디지털이미징사업부를 관장토록 했다.
하지만 TV의 영상디스플레이와 프린터·컴퓨터의 IT솔루션, 생활가전 등 비지니스 플랫폼이 유사한 사업부는 총괄을 정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영상디스플레이와 IT솔루션, 생활가전을 묶는 총괄부문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총괄은 DS총괄 하나만 신설됐을뿐 신종균 사장의 역할은 공식적인 직제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한편 장원기 LCD사업부장에게 실적부진의 책임을 물어 2선으로 후퇴시키면서 실적에 근거한 본격적인 인적쇄신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삼성전자 인사처럼 실적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경우 남을 수 있는 계열사 경영진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계열 상장사 중
에스원(012750) 정도가 지난해 대비 매출 성장을 기대하는 수준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닥쳐올 인적쇄신의 폭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건희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그룹내 부정부패 척결 작업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여 그룹내 칼바람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김종중 삼성정밀화학 사장의 자리 이동에 대해서도 최근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그룹내 정밀감사의 영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위기이다. 그만큼 내부 분위기가 청렴함을 강조하는 쪽으로 돌아섰다는 얘기이다.
삼성 관계자는 "김종중 사장의 보직 변경에 대해 모두들 의아해한다"며 "삼성테크윈 사태 이후 그룹 내부에서 실적보다 청렴결백을 강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삼성그룹은 최근 새로 교체된 경영진단팀(감사팀)을 투입해 삼성LED와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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