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럭 친나왓(44)이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로 당선됐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잉럭 친나왓은 하원 총선거에서 500석중 264석을 확보하며 친(親)탁신당인 푸어타이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잉럭 친나왓은 당선이 확실시 되자 "이번 승리는 푸어타이당의 승리가 아니라 태국인 모두의 승리다"며 "태국민들의 지지에 실망을 안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아피시트 웨차치가 이끄는 민주당은 160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아피시트 웨차치는 "푸어타이당이 승리했고 민주당이 패배한 것은 확실하다. 푸어타이당의 승리를 축하한다"고 전했다.
◇ 태국 최초 여성총리 누구인가?
잉럭 친나왓은 2006년 쿠테타 이후 정권에서 물러나 현재 두바이에 도피중인 탁신 전 총리의 막내 여동생이다.
잉럭 친나왓은 이번 선거 선까지는 통신 업체 AIS와 부동산 업체인 SC자산을 운영하며 성공한 커리어 우먼의 삶을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경험은 전무하다.
잉럭은 태국 치앙마이대학교에서 정치행정학 학사를 받고 미국 켄터키주립대 정치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로 당선된 잉럭은 "정국 운영을 위해 나의 여성성을 충분히 활용하겠다"고 나서며 "현 정권에 맏설 준비가 되어있다. 오빠를 믿는다면 나를 믿어달라"며 자신의 오빠를 앞세워 지지를 호소해왔다.
◇ 총리직 입성 성공인가?...쿠테타 가능성 제기
전문가들은 "가장 민감한 부분은 잉럭의 집권이 탁신 전 총리의 복귀를 의미한다는 점이다"고 전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군부는 "태국의 국내총생산(GDP)의 7%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푸어타이당이 승리하더라도 쿠테타를 일으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부 뿐만 아니라 탁신의 복귀를 환영하지 않는 태국 왕실과 태국 엘리트 층이 잉럭의 승리를 인정할지는 의문이다.
군부가 쿠테타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발언이 진심이 아닐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레이첼 하베이 BBC 관계자는 "탁신 복귀는 탁신을 5년전 몰아냈던 군부에게 용납할 수 없는 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드류 스톳즈 킴잉증권 전략가는 "탁신이 태국 내로 돌아와 정부를 조정할 수 있게 된다면 반 탁신 세력은 두려움에 맞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마감 후 치러진 출구조사 후 탁신은 미국의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결과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혼란은 불가피 할 것"이라며 총선 후 태국의 정치 상황의 혼란을 예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한편, 잉락은 현재 탁신 자산 관련 위증죄로 태국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압승을 거뒀지만 유죄가 입증된다면 잉락이 총리직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mj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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