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승현기자] 저축은행 부실감사 논란으로 한동안 잠수를 타던 금융감독원이 주식워런트증권(ELW)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로 증권업계를 들쑤시고 있다.
증권업계는 검찰의 수사로 인해 업계가 사면초가에 몰려 있는 와중에 금감원이 그간 훼손을 입었던 자존심 회복을 위해 다분히 ‘오기’ 검사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금감원의 이런 움직임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연초에 계획이 잡혀 있었던 정기 검사가 아니라면, 굳이 검찰이 증권사 대표들 12명을 법정에 세우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지금, 검사에 나설 필요가 있냐는 것.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시기에 감독원까지 나섰다면 부담스러운 일이 됐을 것”이라며 “그러나 업계에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검찰이 놓친 부분도 있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번 검사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스캘퍼나 전용선 문제에 대해 그동안 문제 삼지 않았던 것은 이를 불공정 거래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금감원이 묵과 했던 일을 검찰이 문제 삼고 나오자 감독 당국입장에서는 상당히 당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를 주도 하면서 감독원이 사실상 배제되어 왔지만 이제라도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 나선 것이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한편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의 이번 검사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포함 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선물옵션, ELW, FX마진을 비롯한 파생상품 전반에 걸친 검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최근 ELW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유동성공급자(LP)에 대해 제기 하는 민원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는 시장이 그만큼 안정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인데 이 와중에 시장에 부담을 주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안승현 기자 ahn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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