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大選테마주, 진짜 테마는 없다
막연한 기대감 금물..정책 수혜 따져야
2011-08-02 16:24:19 2011-08-02 19:07:44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대선이 2년 앞으로 다가 오면서 주식시장에 유력 정치인들과  연관이 있다는 이유로 주가가 날뛰는 '묻지마 테마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 초 '박근혜 테마'에 이어 4.27 보궐선거 시즌에는 '유시민 테마'와 '손학규 테마'가 등장하더니 최근 문재인 전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정치 행보가 빨라지자 '문재인 테마'까지 등장했다.
 
지연 학연이 중시되는 한국 사회 특성상 유력 정치인들이 득세 하면 이들의 인적 네트워크 선상에 있는 기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에 시장 투자자들이 물불 가리지 않고 추격 매수에 뛰어들고 있는 것.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정책적 수혜 없이, 단순히 인맥 상에 연관 관계 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정치인 테마주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하반기 테마주 양대산맥, 朴 vs. 文
 
올 국내 테마주 시장에서 상반기 키워드가 박근혜(株)였다면 하반기는 새로운 테마주로 문재인주가 떠오르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선주자론에 대응할 만한 야권의 카드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대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문재인 테마주의 강세는 혼조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여성의류 제조업체인 대현(016090)은 지난 1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급등세를 보였고 2일에도 전날보다 7.17% 오르며 284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현(016090)은 특히 신현균 회장과 문 이사장의 친분외에도 최근 신세계(004170) 인터내셔날과의 인수합병(M&A)설까지 맞물리며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1일 오후 대현에 대해 당일 종가가 20일 전날 종가보다 100%이상 급등했다며 '투자주의'로 지정하기도 했다.
 
경영진이 문 이사장과 경희대 동문으로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S&T모터스(000040)도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오르며 864원을 기록했다.
 
문 이사장의 '법무법인 부산'고객로 알려진 피에스엠씨(024850)은 1일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며 1555원을 기록했지만 2일 전날보다 4.18% 내린 1490원을, 동양강철(001780)도 전날 상승세가 한풀 꺽이며 1.57% 내린 4080원으로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최근 차기대권주자 지지도를 묻는 여론 조사에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2위에 오르자 덩달아 주목 받아왔다. 
 
하지만 상반기중 박근혜 전 대표가 복지정책 관련 의견을 피력하며 수혜를 본 보령메디앙스(014100)아가방컴퍼니(013990) 등과는 또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붕어빵엔 붕어 없다'..섣부른 대선 테마주 '주의'
 
업계에서는 이같은 대선 테마주의 경우 뚜렷한 정책적 가능성보다는 동문과 친분 등에 따른 인적 네트워크의 막연한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모멘텀 판단의 혼란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근혜주의 경우 노인과 출산관련 복지에 의지를 표하는 만큼 관련 복지 테마주의 등락은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주의 급등세는 이전 손학규주나 유시민주처럼 인적 친분에 따른 대선이후의 정책적 수혜를 기대하는 모험적이고 투기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테마주의 호재를 틈타 확인되지 않은 인수합병(M&A)설도 시장에 흘러나오며 시장은 점점 혼탁해지고 있다.
 
문재인주로 각광을 받으며 7월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 대현도 지난달 22일 공시를 통해 "주가급등의 미칠 만한 사항으로 현재 진행 중이거나 확정된 사항이 없다"며 시장의 루머를 일축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무리하게 시장을 앞서가는 투자 심리가 새로운 테마주를 만들고, 그 기대감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며 "사막의 오아시스같이 바람에 따라 옮겨가는 정치 테마주는 자칫 투자자들의 희망이 될 수도, 신기루에 그칠 수도 있는 양면을 갖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종선 코스닥협회 이사는 "최근 시장에서 단순히 유력 대선주자들과의 친밀도를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대선 테마와 관련된 회사를 볼 때 기업의 사업영역과 실적, 재무제표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선주자와 인적 네트워크가 아닌 정책적 수혜를 따져서 회사의 미래성장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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