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미국 증시 하락에 따른 국내 증시 패닉 현상이 부동산 시장에까지 후폭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강남권은 치명타를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불안이 장기화되면 대출·금리규제 등 부동산 투자에 악영향을 미칠뿐만 아니라 강남 부동산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강남3구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3개월간 시가총액 기준 무려 18조원 가량이 증발했던 지역으로 이번 사태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 강남3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하락폭 가장 커
부동산써브가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시가총액을 조사한 결과, 강남3구의 시가총액이 금융위기 직후 3개월간 가장 많이 하락했고 이후 낙폭을 줄이면서 1년 뒤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가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 변수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의미다.
반면, 같은 기간 수도권은 -0.87%, 서울은 -3.71%로 강남3구에 비해 낙폭이 작았고 소형주택이 몰려 있는 강북3구(노원·도봉·강북)도 -1.19%로 소폭 하락했다.
2008년 9월 서울 시가총액은 672조4672억 원이었으나 금융위기 충격으로 인해 3개월 뒤에는 647조 5450억원으로 -3.71%(24조9223억 원) 줄었다. 이후 하락폭을 점차 좁히면서 1년 후(688조9395억 원) 시세를 회복했다.
강남3구는 263조 5280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이 금융위기가 시작된 후 3개월간 244조7608억원으로 무려 18조7672억원이 폭락했다.
6개월 후에는 246조4193억원으로 금융위기 시작시점 대비 -6.49%, 9개월 후 -3.49%로 낙폭이 줄었고 1년이 지난 뒤에야 266조4206억 원으로 금융위기 이전 시세를 회복했다.
반면, 강북3구는 시가총액이 71조3390억 원에서 70조4865억 원으로 3개월간 -1.19% 빠지는데 그쳤으나 6개월 후 -3.34%, 9개월 후 -3.60%로 점차 하락폭이 커짐에 따라 회복하는데 더딘 모습을 보였다.
◇ "강남권, 대규모 자금이탈은 집값 급락"
이다혜 부동산114 연구원은 "강남을 한국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barometer)라고 칭하는 이유는 전반적 경제 상황에 대한 높은 반응성 때문"이라며 "강남구의 경우 실수요자보다는 다주택자들의 투기수요가 몰려 있기도 하고 가격대, 물량, 밀도 등 모두 높은 수준이라 작은 충격에도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증시가 하락하면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지만, 요즘처럼 부동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증시와 부동산 시장, 양쪽에서 동시 다발적인 자금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초동 인근 P공인중계사 관계자는 "여전히 전·월세 관련 문의가 대부분이고 평상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지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조만간 급매물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박정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당장은 비수기·휴가철 영향으로 거래가 전반적으로 많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증시 폭락으로 매수심리의 위축과 관망세 심화 등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토마토 황민규 기자 feis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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