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불법정보 유통者 '처벌'
방통위 등 정부, 인터넷 정보보호 종합대책 발표
2008-07-22 16:24:00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명예훼손과 권리침해 등 인터넷 피해 사례가 속속 보고되는 가운데 정부가 포털 등 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관리 감독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대책을 내놔 귀추가 주목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는 각종 피해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인터넷 정보보호 종합대책(인터넷 대책)'을 발표, 오는 9월께 정보통신망법도 개정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방통위는 또 개인정보보호법을 신설해 명예훼손이나 권리침해 등의 개인 이용자 보호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포털 등 인터넷 관련업계는 정부 발표의 종합 대책안이 인터넷의 특성을 무시한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 종합 대책안을 면밀히 분석하는 등 후속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털 등 주민번호 마음대로 수집하지 못한다.
 
발표된 종합대책은 인터넷상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한다는 기준을 세우고 주민번호 대체수단 이용을 권장한다는 계획이다. 방통위는 유형별 가이드를 마련하고 관련 법령을 개정한 후 부처별로 협력해 관계한 다른 법령 개정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방통위는 주민번호 대체수단인 아이핀(i-pin)과 쥐핀(g-pin) 등 정부가 공인하는 별도 인증사업자를 선정, 인터넷 이용자들이 주민번호없는 본인확인으로 인터넷사이트 가입과 이용이 가능하게 만들 예정이다.
 
방통위는 또 포털들이 주민번호 대신 도입하는 대체 수단이 금융거래나 전자상거래에 부적합하다고 반발하는 것을 충분히 반영, 인터넷상 금융과 전자상거래시 사업자가 주민번호 일부 수집을 허용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인터넷사업자들이 법개정 이전에 수집한 주민번호 삭제여부에 대해 임차식 네트워크 정책관은 "법을 소급 적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면서 "기존 주민번호 삭제를 위해 관련업계를 계도하고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업계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민번호를 이용하다가 다른 것을 사용하면 사이트의 구조 자체를 전부 변경해야한다"면서 "사이트 구조 변경과 시스템 운영상 변화에 뒤따르는 비용을 사업자에게 고스란히 뒤집어쓰는 꼴"이라며 반발했다. 
 
개인의 권리 침해하면 포털 등도 처벌받는다.
 
종합대책은 포털 등 사회적 책임강화 실현을 위해 법과 제도를 개선해 인터넷의 역기능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포털 및  P2P 사업자 등의 불법정보 실태를 점검, 법령 개정을 통해 사업자를 처벌할 방침이다.
 
방통위가 주목하는 것은 정보통신망법 44조는 인터넷 게시물에 대한 피해자가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거나 피해자 요청이 없을 경우도 포털 등 게시물 차단이나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처벌조항 미비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방통위의 판단이다.
 
블라인드 조치의 법적 강제가 표현의 자유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임차식 정책관은 "현행 법령은 당사자간 분쟁이 발생할 경우 심의 조치까지 걸리는 시간에 권리침해의 소지가 높다"며 "다수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법적규제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지금도 법의 의거해 콘텐트에 대해 블라인드(열람제한조치)처리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지만 전체 콘텐트에 대한 관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법적 규제를 통해 포털도 함께 처벌 받는다면 포털은 고사당하는 수 밖에 없다"고 정부 대책 발표를 성토했다.
 
김기창 고려대 법대교수는 "수십만 개의 글이 올라오는 포털에게 일일이 체크하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미국의 통신윤리보호법도 포털에게 다른 사람이 올린 글에 대한 면책이 주어지며, 포털이 특정 글을 삭제해도 이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등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며 규제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날 오전 정부의 강력한 인터넷 제재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인터넷기업인 NHN, SK커뮤니케이션즈는 전날 종가기준 대비 각각 2300원과 300원이 상승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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