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놓친 한은, 9월 금리결정도 '부담백배'
2011-09-05 16:23:40 2011-09-05 16:24:36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오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한국은행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지난 8월 금통위에서는 대외불확실성을 내세우며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9월에는 5% 넘는 물가가 금리 결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기때문이다.
 
◇ 불확실성 고조.. 금리 인상 어려워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던 8월에도 물가부담과 대외불확실성을 두고 금통위원간의 의견은 엇갈렸었다. 일부는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빠른 금리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 반면, 물가안정을 위해서라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딪혔다.
 
이러한 분위기는 9월 금통위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외적으로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만기가 돌아옴에 따라 유럽재정우려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은 신규채용이 '0'를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외 기관들은 이미 글로벌 경기 둔화에 민감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고 최근에는 이 부분이 실물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수출은 7월에 이어 8월에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대한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줘 선진국의 경기둔화가 국내 수출 경기에 타격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7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대표적인 생산지표인 광공업 생산도 전달보다 0.4% 줄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체감지표인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급락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물가 부담이 있겠지만 추석을 앞두고 한은은 대외 불확실성과 900조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근거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석도 금리 인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김의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명절을 앞둔 시기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적은 단 한번 뿐이다"며 9월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명절에는 단기적으로 화폐 수요가 증가하는데 금리를 인상하면 화폐 공급이 감소해 유동성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 물가 5%.. 인플레심리 확산..선제 차단 중요
 
 하지만 소비자물가가 5%를 넘어선 것은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한은으로선 부담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올해 들어 매월 한은 중기물가안정목표치 상단인 4%를 넘어선데다 8월에는 3년만에 5%를 넘어서는 등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경기하락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심리 확산을 막기위해서라도 시그널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우려 등 대외 불안요인을 고려하더라고 현재의 물가 상승 압력은 방치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이미 광범위하게 퍼진 인플레이션 심리를 잡으려면 9월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채권전문가들은 9월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동결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연내 금리 동결 기대를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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